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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외양간 고치기 나선 리츠업계

정지원 기자공개 2024-12-17 08:04:00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6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리츠 운용역이 주주를 이기려고 해서는 안된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사모 비히클(Vehicle)이 익숙한 몇몇 운용역들이 '내가 합리적인 결정을 하는데 왜 주주들이 반발하지'와 같은 의문을 가진 경우가 있다고 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운용역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존재감이 없었던(?) 상장리츠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주주행동에 나서면서 리츠와 자산관리회사(AMC) 운용에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제이알글로벌리츠 소액주주들은 주주행동주의 플랫폼에서 모였다.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높은 리파이낸싱 방안에 반대하고 AMC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차입금 상환 목적의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주요 주주들이 리츠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업계가 투자자들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한 모양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구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그동안엔 중요성을 몰랐어서, 인력이 부족해서, 우선순위에 없어서 미뤘던 주주와의 소통도 늘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리츠운용은 상장리츠운용팀을 신설했다. 투자부에 소속된 AMC 직원들의 이익과 상장리츠 투자자들의 이익이 상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주주가치에 초점을 맞춰 상장리츠 전략을 수립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조직을 만들었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는 주주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기로 했다. 주주들과 협의를 통해 이사회 2인을 연말 추가 선임하기로 했다. 리츠 이사회는 사업 계획, 배당, 자산 매입매각 등을 결정하는 중요한 의사기구다. 하지만 그간 많은 상장리츠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을 하는데 그쳤다.

롯데리츠는 전격적으로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선배당 후투자'와 분기별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을 약속했다. 이사진 임기 만료를 맞아 전문성 있는 인물로 이사회를 채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업계가 이제라도 외양간 고치기에 나선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많은 소들이 떠난 것처럼 보이는 점은 아쉽다. 금리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에도 공모가를 상회하는 리츠가 하나뿐인 상황이다.

올해 주가 측면에서 역풍을 맞긴 했지만 리츠 시장은 성장을 지속했다. 연말 운용자산(AUM)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예정이다. 올해를 교훈 삼아 내년부터는 업계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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