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노스 생태계 재시동]삼성 파운드리 첨병 DSP, 중국 영업 박차④협력사 낙수효과 기대, 디자인하우스·IP 업황 개선 전망
노태민 기자공개 2024-12-20 09:57:38
[편집자주]
엑시노스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의 뼈대다. LSI사업부는 엑시노스 설계를 통해 매해 천문학적인 매출을, 파운드리 사업부는 선단 공정 안정화를 이뤄내고 있다. 국내 파운드리 밸류체인도 엑시노스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파운드리 의존도가 높은 일부 OSAT 기업들은 엑시노스 양산 지연 이슈 발생 시 보릿고개를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년 엑시노스2500 양산을 예고했다. 삼성전자 내외부에 미칠 영향 등을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내년 엑시노스2500 양산을 위한 선단 공정 안정화에 들어감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는 최악은 피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가 자사의 선단 공정 칩인 엑시노스2500 양산을 포기하면 파운드리 신뢰도가 하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삼성전자 파운드리 생태계가 재시동에 들어갔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같다. 다소 지연됐지만 삼성전자 파운드리 로드맵이 달성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파운드리 협력사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디자인솔루션파트너(DSP)가 대표적이다. DSP들은 최근 중국 고객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트럼프 리스크 등으로 최종 계약 체결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 내 계약을 염두에 두고 업무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팹리스, TSMC 대안으로 삼성 파운드리 검토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팹리스 기업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팹리스 기업의 TSMC 파운드리 사용에도 제한을 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 팹리스 기업들은 대안 파운드리로 삼성전자를 검토 중이다. 디자인하우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2기 정부 영향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특히 중국 고객들의 칩렛 기술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고 말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와 파운드리의 가교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팹리스가 설계한 제품을 각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적합하도록 변환한다. 최근에는 웨이퍼 테스트, 패키징을 포함하는 턴키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팹리스 기업들이 칩렛 기술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서 미국의 제재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 TSMC 등 파운드리에서 7nm 이하 공정 사용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칩렛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칩렛은 기존 칩에서 필요한 각각의 기능을 분리해 작은 면적의 칩렛(칩 조각)으로 따로 제조한 후, 후공정 기술을 통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방식이다. 하나의 반도체를 쪼개서 만드는 방식인 만큼, 반도체 수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B200, 인텔의 모바일용 중앙처리장치(CPU) 루나레이크가 칩렛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다.
한진만 신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9일 취임 이후 보낸 메시지도 중국의 칩렛 등 수요에 대비하자는 당부로 풀이된다. 그는 메일을 통해 선단 공정 외에도 "우리 사업부가 개발해놓은 성숙(mature) 노드들의 사업화 확대를 위한 엔지니어링 활동에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구체적인 움직임도 관측됐다. 삼성전자는 최근 14nm 완전공핍형 실리콘 온 인슐레이터(FD-SOI) 공정 기반 eMRAM을 개발하고 사업화를 준비 중이다. 또 성숙 노드의 차량용 공정 개발에 한참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기능·안전 신뢰성 확보를 위해 AEC-Q100, ISO 26262 등 국제적 표준 인증이 필수적으로 요구돼 공정 셋업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칩렛 선호 기조 뚜렷, 관련 IP 문의 증가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도 때아닌 특수를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IP 업계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 IP에 대한 문의가 증가했다"며 "우리도 고객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영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UCIe IP는 인터페이스 IP의 일종이다. 칩렛 적용 시 필수적인 IP다.
국내 기업도 관련 IP를 준비 중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와 퀄리타스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지난 9월 UCIe 칩렛 컨트롤러 IP인 OUC를 출시했다. OUC는 UCIe 1.1 규격을 준수하는 다이-투-다이 컨트롤러로다. 칩 내부의 AXI 인터커넥션을 다중 다이 연결로 확장할 수 있다.
퀄리타스반도체는 UCIe PHY IP를 준비 중이다. UCIe 1.1 버전까지 지원한다. 퀄리타스반도체는 이외에도 PCIe PHY IP Gen 4.0, 5.0, 6.0 등을 중국 고객사들과 공급 논의 중이다.
다만 중국 고객 유치를 위해서는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확보가 관건으로 보인다. 패키지·테스트(OSAT) 업계 관계자는 "칩렛 기술 상용화를 위한 설결 과제는 어드밴스드 패키징"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TSMC나 인텔 등 경쟁사에 비해 패키징 역량이 떨어진다"고 귀띔했다. 이어 "중국 팹리스 기업의 칩렛 기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패키징 역량 확보가 시급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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