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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판 짜는 항공업계]위닉스, 파라타항공 추가지원 가능할까?소형가전 경쟁력 약화, 실적·재무 동반 하락세…추가 투자시 차입부담 커져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23 07:52:58

[편집자주]

항공업계가 새로운 경영환경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FSC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란 모순에 직면했다. 또 FSC 산하 LCC들 인수합병이 추진되며 단거리노선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LCC들이다. 장거리노선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단거리노선도 확장하고 있다. 도서지역 공항 개항에 맞춰 소형항공사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항공시장은 새로운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더벨은 항공시장을 진단하고 각 항공사들이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8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타항공을 인수한 위닉스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자기자본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자금을 파라타항공에 투입하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파라타항공은 항공면허 재발급과 AOC 발급 등을 통해 내년 재취항한다는 전략이다. 이후 양양공항을 벗어나 김포와 인천 등 수도권 공항에 새 거점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슬롯과 운수권 등 확보와 기단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위닉스의 펀더멘털이 빠르게 약화하고 있어 원활한 추가 투자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본업인 소형 전자제품 사업에서 중국산 공세로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위닉스는 빠르게 외형이 줄고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신사업 찾아 나선 위닉스…항공업 틈새 노린다

위닉스는 1986년 9월에 설립된 가전업체로 국내 최초로 헤어드라이기를 생산한 곳이다. 공기청정기, 건조기, 제습기, 열교환기 등 전자 및 전기제품의 제조와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2000년 10월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유신기업사 대표를 지낸 윤희종 회장이 창업했고 그 아들 윤철민 사장이 경영을 승계했다. 윤 회장은 유닉스 지분 28.29%를 소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윤 사장도 지분 19.61%를 보유 중이다. 오너일가는 이 지분을 근거로 최대주주로서 나란히 사내이사로 등재돼 직접 경영에 참여 중이다.


위닉스는 가전사업을 위해 글로벌 주요 생산판매 거점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미국과 중국 등에 종속기업 9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유닉스 주력제품인 헤어드라이기 등이 중국산 제품과 경쟁에서 가격 및 품질 우위를 잃어가며 신사업을 고민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닉스가 신성장 동력으로 택한 것은 항공업이다. 이에 지난 6월 파라타항공을 인수했다. 설립 후여러 외생변수에 제대로 운항하지 못했던 옛 플라이강원을 인수해 정상화를 진행 중이다.

◇대규모 첫 투자…후속 투자 기대감은 낮아져

위닉스는 파라타항공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빠르게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 인수 이후 약 5개월여 동안 총 450억원을 투자했다. 이에 따라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던 파라타항공은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국토부의 항공면허 자격 요건을 크게 상회하는 자본력을 갖추게 됐다.

450억원은 위닉스 자기자본의 21.33%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다. 올 9월 말 기준 위닉스 자본총액은 211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부채총액 1803억원으로 자산총액은 3914억원이다. 이에 따른 부채비율은 85.45%를 기록 중이다.


인수와 초기 투자에는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최근 위닉스의 재무구조는 이전 대비 약화하고 있어 추가 투자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73.62%였지만 1년여 만에 부채비율이 11.83% 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부채비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부채총액 자체의 증가다. 지난해 말 1543억원 수준이던 부채총액은 올 9월 말 1803억원으로 16.8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액은 0.67% 늘어나는데 그쳤다.

위닉스는 최근 1년여 외부 차입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말 945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올 9월 말 1179억원으로 24.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유현금은 줄었다. 이에 따라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775억원에서 올 9월 말 1026억원으로 32.22% 증가했다. 순차입금비율은 37.02%에서 48.63%로 크게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위닉스는 파라타항공 인수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사업 진출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았다. 특히 파라타항공의 기존 차입금을 상황하고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위닉스가 직접 빚을 낸 것이다.

위닉스의 올 9월 말 차입현황을 살펴보면 비교적 고금리로 조달한 것으로 평가된다. 위닉스는 일반자금, 포괄수출금융, 부동산담보 등 명목으로 금융권 차입을 했다. 부동산담보대출의 경우 5.85% 전후, 포괄수출금융은 6.43%에 차입했다. 일반자금은 최저 4.59%~최고 6.3%로 차입했다.

자금 차입에 따라 위닉스는 금융비용으로 올 3분기 누적 91억원을 지출했다. 매출 대비 금융비용률은 2021년 4.60%, 2022년 5.08%, 2023년 3.25%, 올 3분기 누적 3.31%를 기록 중이다. 고금리가 지속됐던 2022년까지 비용부담이 높았고 최근에는 다소 낮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위닉스의 본업 경쟁력이 점차 악화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비용 지출은 향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충당할 재원 마련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글로벌 분쟁과 공급망 불안정 등에 따라 주력인 전자제품 사업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는 일도 쉽지 않다는 평가다.

위닉스 최근 3년 실적을 살펴보면 2021년 4002억원으로 정접을 찍은 뒤 2022년 3290억원, 2023년 3753억원, 올 3분기 누적 2749억원으로 지속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올 3분기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9.21% 감소했다.

수익 하락세도 크다. 영업이익은 2021년 256억원에서 2022년 38억원, 2023년 65억원, 올 3분기 누적 4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올 3분기 영업이익은 7.84% 줄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04억원에서 32억원으로 69.23%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매년 최저치를 향하고 있다. 2021년 6.40%에서 지난해 말 1.72%를 거쳐 올 3분기 누적 1.71%로 낮아졌다. 순이익률 역시 2021년 5.0%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 2.66%를 거쳐 올 3분기 누적 1.16%로 하락했다.

전체적으로 경영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위닉스는 현재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파라타항공에 투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본업 경쟁력이 약화하는 만큼 신사업에 확실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향후 추가 투자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은 부담이다. 파라타항공은 현재 항공면허 재발급을 진행 중이다. 이후 운항증명(AOC) 재발급 등 남은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또 양양공항을 벗어나 김포나 인천 등 큰 공항에 진출하려면 슬롯과 운수권 등 확보가 필수적이다. 향후 대규모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 자체가 초기 투자비용이 크고 이후 BEP에 도달할 때까지 후속 투자가 지소돼야 한다”며 “조기에 경영 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파라타항공은 물론 위닉스에도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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