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항공업계]위닉스, 파라타항공 자본잠식 '속전속결' 해소450억원 유증, 자본금 키워 부실 진화…재취항 성패 가를 변수 '속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19 07:44:50
[편집자주]
항공업계가 새로운 경영환경을 맞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은 FSC의 시장 점유율 하락이란 모순에 직면했다. 또 FSC 산하 LCC들 인수합병이 추진되며 단거리노선 구조조정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 틈을 메우는 것은 LCC들이다. 장거리노선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단거리노선도 확장하고 있다. 도서지역 공항 개항에 맞춰 소형항공사들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항공시장은 새로운 경쟁체제가 형성되고 있다. 더벨은 항공시장을 진단하고 각 항공사들이 준비하는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타항공 인수를 통해 항공산업에 진출한 위닉스가 경영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자본잠식에 빠진 파라타항공에 단기간 대규모 자본을 투자했다. 지난 6월 인수 과정에서 200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10월에는 250억원 가량을 추가로 투자했다.위닉스의 이러한 발빠른 전략은 파라타항공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다. 국내 및 국제선 운항을 위해선 정비, 운항, 지상조업 등 대규모 필수인력과 항공기 도입이 필요하다. 이는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지는 데 비용 이슈를 상쇄하기 위해선 단숨에 외형을 키우는 것이 유리하다.
위닉스는 초기 파라타항공의 항공면허 재발급 이후 조속한 운항 재개를 노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용 이슈에 매몰되지 않고 항공기 도입 등 노선확대 계획에 따라 안정적으로 외형을 키우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인수 후 곧바로 자본잠식 해소한 위닉스
파라타항공을 인수한 위닉스가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위닉스는 올해 6월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파라타항공에 2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유상증자에 나선 파라타항공 신주 전량을 위닉스가 인수했다.
더불어 위닉스는 대여금 형태로 파라타항공에 대규모 자금을 추가 투입했다. 오랫동안 경영이 악화한 파라타항공은 운전자금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외부 고금리 차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도 컸다. 위닉스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자 지난 8월 9일 100억원, 8월 30일 50억원, 10월 21일 100억원 등 총 250억원을 파라타항공에 대출했다.
이후 파라타항공은 지난 10월 25일 채권채무 상계 처리를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1주당 발행가액은 5만원으로 액면가 5000원으로 할증발행했다. 위닉스는 파라타항공이 발행한 총 50만주를 신규로 취득했다. 위닉스의 파라타항공 지분율은 유상증자 전후 모두 100%로 동일하다.
두 번에 걸친 유상증자로 파라타항공은 빠르게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파라타항공 자본총액은 올 3월 말 마이너스(-) 564억원, 6월 말 마이너스(-) 473억원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이후 M&A 과정에서 신규 자본 유입 효과로 9월 말 마이너스(-) 108억원으로 자본잠식률이 낮아졌다.
지난 10월 25일 위닉스의 추가 유상증자로 파라타항공 자본총액은 140억원 안팎으로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동시에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자본금도 크게 증가했다. 올 6월 말 158억원이던 파라타항공 자본금은 M&A 후인 올 9월 말 200억원으로 한차례 늘었다. 이후 10월 25일 유상증자를 거치며 현재 450억원으로 자본금이 크게 늘었다.
파라타항공 관계자는 “운전자본 등 측면에선 위닉스에서 충분히 지원을 약소했다”며 “면허 변경 등 과정에서 회사 자본금을 심사하게 되는데 대주주 지원으로 자본금을 키원 국토부 기준에 맞도록 최소 자본금 이상으로 자본력을 증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준비 마친 파라타항공…정상화 관건은 '스피드'
위닉스가 빠르게 파라타항공 자본금을 늘리고 자본잠식을 해소한 것은 조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다. 항공 운송면허 자격 요건을 충복하는 선을 넘어 대규모 투자를 통해 향후 추가 부실 이슈를 사전에 차단하겠단 포석으로 풀이된다.
항공사업법 시행령 별표1에 따르면 국내(여객·화물)·국제(화물) 항공운송사업자의 경우 법인 기준 납입자본금 50억원, 항공기 1대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국제선 여객 운송까지 하려면 납입자본금 150억원 이상, 항공기 5대 이상 보유해야 한다. 항공기 5대는 운항 개시일로부터 3년 이내에 도입을 완료하면 된다.
더불어 항공사업법상 면허를 받기 위해서는 △재무능력 △안전 △이용자 편의 △사업자 간 과당경쟁 우려 해소 △외국인 지배금지 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적정 정비인력 확보, 항공안전 기준 강화 등 기준도 충족해야한다.
위닉스는 법적 기준을 훨씬 웃도는 450억원 수준으로 파라타항공에 자본을 투자했다. 이는 우선자본잠식 해소를 위한 투자로 풀이된다. 이어 향후 투자해야할 자본을 미리 투입해 빠르게 경영 정상화 물꼬를 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정비와 운항, 지상조업 등 인력 확보와 항공기 및 부품 도입은 단기간 큰 비용 지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항공사 자본력이 탄탄하지 않으면 이러한 기본적인 시스템 구축에 속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인력과 시스템 구축이 늦어질 경우 취항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 인건비와 리스료 등 고정비 부담은 커지는데 운항 횟수가 적어 매출 발생은 지연되는 상황을 겪을 수 있다. 이는 곧 수익성 저하로 이어져 실적과 재무구조에 악영향을 끼친다.
통상 LCC들의 손익분기점(BEP)를 항공기 10대 운항으로 평가한다. 10대 정도 항공기를 보유해 국내외 노선에서 취항해야 규모의 경제를 갖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는 뜻이다. 비행기 1대를 띄울 때부터 급증하는 고정비 부담은 5대를 기준으로 소폭 안정화된다. 이후 7대를 넘어서는 순간 이익구간에 진입하고 10대 규모로 확대되면 확실한 이익구간에 접어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A320 등 LCC들이 주로 취항하는 중형기의 경우 연 매출 5~600억원을 낼 수 있다”며 “운항, 정비, 지상조업 등 필수 인력 및 리스료, 각종 수수료 등 고정비용 지출을 넘어 수익을 내기 위해선 10대 정도 운항해 매출을 5~60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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