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LG 하이프라자 '비대한' 차입금 뜯어보니…리스회계 영향②총자산 42%가 차입금, 매장 임차료 포함…만기구조 안정적
고진영 기자공개 2024-12-30 08:39:22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11: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프라자는 자산의 40% 이상이 차입금일 정도로 빚이 무거운 편이다. LG전자 제품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면서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리스부채가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기구조와 현금흐름을 보면 충분히 감당할 만한 부담으로 예상된다.하이프라자의 올 9월 말 기준 총차입금은 4415억원이다. 4700억원을 넘었던 작년 말보다 줄긴 했지만 자산과 비교할 경우 여전히 부담스런 규모다. 총자산이 1조원 남짓인데 절반에 가까운 몫을 차입금이 채우고 있다.
이 회사의 차입규모는 2019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뛰었다. 2018년 말 660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3000억원을 넘겼고 2022년엔 4000억원을 웃돌았다.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448.3%, 자산총계 대비 총차입금 규모를 나타내는 차입금 의존도는 41.6%를 나타냈다.
돌연 차입이 불어난 이유는 하이프라자의 사업구조상 리스부채가 많은 탓이다. 하이프라자는 LG 베스트샵과 백화점 매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새로운 리스기준서(K-IFRS 1116호)가 적용되면서 2453억원의 리스부채가 차입금으로 계상됐다. 이후에도 매장 임차계약이 길어지고 임차료가 오르자 리스부채 확대로 이어졌다.
9월 말 기준 총차입금 가운데 리스부채는 3895억원으로 88%에 달한다. 이 가운데 만기가 임박한 유동리스부채는 608억원뿐이고 나머지는 비유동성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상환 부담은 비교적 낮다. 리스부채 대부분의 만기가 2년을 넘고 약 30%는 5년을 초과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금융권 차입금의 경우 총 520억원이며 주로 산업시설자금 대출이다. 특히 단기 차입금은 2019년 120억원을 빌려온 뒤 2022년 3년 만에 390억원을 대출 받고 지난해도 140억원을 대출로 끌어왔다. 2년 전 점포 리뉴얼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시설투자(CAPEX)를 집행하면서 현금부족이 발생한 탓이다.
단기대출이 늘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리스부채가 대부분인 차입금 현황을 보면 하이프라자는 여전히 만기구조가 장기화 돼 있다. 리스부채를 포함한 총차입금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성 차입 비중은 18.8%(828억원)에 그친다.
다만 보유 유동성이 여유롭진 못하다.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8억원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만 해도 536억원이 있었지만 2022년 886억원을 유·무형자산 취득에 사용하면서 투자활동으로 800억원 정도가 순유출됐다. 또 리스부채 상환금으로도 매년 770억원 안팎이 빠져나가고 있다.
다행히 하이프라자는 매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있어서 상환 전략은 크게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거래처가 모회사인 LG전자이다 보니 매입채무 지급조건과 선수금 규모를 유리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프라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372억원으로 2022년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현금흐름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이 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664억원에서 1330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잉여현금흐름(FCF) 역시 222억원 순유출이었다가 1056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운전자본 투자액이 1000억원 수준에서 38억원 남짓으로 대폭 축소된 덕분이다.
이 밖에도 하이프라자는 지난해 말 기준 5800억원 규모의 토지 및 건물 등 추가적 외부자금 조달에 활용할 수 있는 유형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 276억원에 상당하는 유형자산을 임대보증금 등과 관련한 담보로 제공해둔 상태다. 담보제공처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케이티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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