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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PEX 톺아보기]말레이 집중한 롯데EM, '캐즘' 대비 긴축모드말레이 연간 CAPEX 2000억 유지…스페인 증설 속도조절, 절반 급감

김동현 기자공개 2025-01-15 07:27:21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8일 15:0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롯데EM)의 현금성자산 규모가 롯데그룹 편입 후 2년 동안 약 40% 줄었다. 롯데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대표격으로 주목을 받으며 그룹 편입 후 공격적인 글로벌 증설 투자에 나선 결과다. 다만 최근 1년 추이만 놓고 보면 회사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긴축 모드에 돌입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롯데EM은 지난해 당초 계획했던 스페인 증설 투자를 다음으로 넘기며 그해 집행하려던 투자 규모를 축소했다. 자연스럽게 투자 기간도 늘어났다. 덕분에 자본적지출(CAPEX) 집행 규모가 예년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EM은 롯데그룹에 편입된 2023년을 전후로 연간 2000억원 규모의 CPAEX를 집행했다. 옛 일진머티리얼즈 시절 국내 동박업계 중 처음으로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며 2019년 1공장 준공을 시작으로 증설 작업을 꾸준히 진행했다. 롯데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뒤에도 증설 작업은 변함없이 이어졌다.


2017년 179억원 수준이던 CAPEX는 이듬해 1194억원으로 치솟았고 이후 점진적으로 투자금이 올라갔다. 3·4공장 증설이 진행되던 2021년부터는 그 규모가 2000억원대로 급증했다. 국내 익산공장 외에 글로벌 현지 생산능력을 키우는 새로운 작업이었던 만큼 투입되는 금액도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일진머티리얼즈에서 현 롯데EM으로 바뀐 뒤에는 말레이시아 생산능력 2만톤을 추가하기 위한 5·6공장 증설과 함께 유럽, 북미 등 신규 거점 발굴도 병행됐다. 말레이시아 5·6공장 증설에 약 3000억원의 투자금을 책정하고 이와 별개로 고객사인 이차전지 사업자의 수요에 맞춰 또 다른 현지 공장을 발굴했다. 그 결과 유럽에선 스페인 카탈루냐가 신공장 거점으로 낙점됐다.

당초 2022년부터 2024년까지 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던 해당 투자는 2023년 한차례 연기를 결정하며 투자 기한을 2025년으로 늘렸다. 대신 계획했던 생산능력을 2만5000톤에서 3만톤으로 올려잡았고 투자금도 5600억원으로 높였다. 덕분에 롯데EM은 진행하던 말레이시아 5·6공장 증설에 집중할 수 있었다. 실제 롯데EM의 CAPEX 집행 규모는 2020년 1189억원에서 2021년 2107억원으로 급증한 뒤 2023년까지 3년 연속 2000억원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말레이사 5·6공장 증설이 마무리된 지난해(3분기 말 기준)에는 CAPEX가 986억원으로 급감했다. 전년도 3분기 말 CAPEX(2013억원)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물론 말레이시아 신공장이 지난해 4분기 가동에 들어간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큰 요인은 스페인 증설 투자를 한차례 더 연기했기 때문이다.

롯데EM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기)으로 전방산업 수요가 빠지기 시작하자 스페인 투자 일정을 2년 더 미뤄 신공장 완공 시점을 2025년에서 2027년으로 연기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스페인 공장 신증설에 투입하려던 투자금 1800억원도 25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만약 계획한대로 스페인 첫 투자가 지난해 진행됐다면 그해 CAPEX도 2000억원을 훌쩍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CAPEX 규모를 줄인 덕분에 그해 보유 현금성자산 축소액은 비교적 적었다. 롯데EM이 롯데그룹에 편입되기 직전인 2022년 말 이 회사의 보유 현금성자산은 1조원에 가까운 9313억원이었다. 2023년 공격적인 투자가 진행된 후 남은 기말 보유 현금은 6766억원이다. 한해 동안 보유 현금이 30%가량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CAPEX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3분기 말 기준 현금성자산 규모는 직전연도 말 대비 1000억원 정도 줄어든 5762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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