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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자기주식 활용법 '임원 성과급 주식으로' 1년간 10조 매입 약속, 7조 중 일부 '임원에게'…주가 떨어지면 보상도 '뚝'

김도현 기자공개 2025-01-20 08:07:1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5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극약처방을 내렸다. 2025년 임원들에 대한 초과이익성과급(OPI)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하기로 했다.

책임경영 의지를 고취하기 위한 방편인 동시에 대규모 자기주식 활용법을 새롭게 찾은 셈이다. 연이은 사업 실책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를 끌어올릴 묘수가 될지, 아니면 반발만 사게될 지 주목된다. 주가의 향방에 달렸다.

17일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된 내용을 사내 공지했다. 자사주를 임원 급에 따라 비율을 나눠 선택하게 했다. 상무가 50% 이상, 부사장 70% 이상, 사장 80% 이상, 등기임원은 100%를 선택해야 한다.

해당 주식은 1년 후인 2026년 1월 실제 지급된다. 부사장 이하는 지급일로부터 1년, 사장단은 2년간 매도할 수 없다. 지급 약정일 기준으로는 상무와 부사장은 2년, 사장단은 3년 동안 매도가 제한되는 셈이다.
*삼성전자 수원본사
특히 주목할 부분은 주가 흐름에 따라 받게 될 주식 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1년 뒤 주가(2026년 1월 기준)가 약정 체결 당시와 같거나 상승하면 약정 수량대로 받을 수 있으나 주가가 떨어지면 하락률만큼 지급 주식 수가 줄어든다. 가령 내년 초 주가가 현재(16일 종가기준 5만4300원)보다 10% 떨어지면 약정 주식 수량의 90%만 받게 되는 것이다.

파격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내지 못하면 임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다.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결단으로 읽힌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 명목으로 자사주를 제공하는 사례는 많지만 주가 하락에 따라 성과급을 줄이는 건 흔치 않다. 안팎의 우려가 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결정은 지난해 11월 삼성전자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과 관련된 전략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당시 삼성전자는 1년간 10조원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한다고 밝혔다. 우선 3조원 분량을 3개월 내 사들인 뒤 전량 소각하고, 나머지 7조원 활용 방안은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 해당 7조원 일부가 임원 성과급 용도로 쓰일 전망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영진 주식보상 도입'에 대해 "(나머지 7조원 자사주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가능성 있다, 없다 보다는 열린 관점에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별 OPI를 확정하기도 했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는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사업부 모두 14%로 책정됐다.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은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 44%, 한국총괄 34%, 영상디스플레이(VD) 26%, 생활가전·의료기기·네트워크사업부는 9%다.

각 부서 임원들은 해당 OPI 일부가 자사주로 들어오게 된다. 임원 성과급을 주가와 직접 연계한 것은 영업이익 등 경영실적 외에도 주가관리를 강화해 주주 중시경영을 확대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작년 11월 주가가 4년5개월 만에 4만원대로 낮아지면서 '4만전자'라는 오명을 썼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이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2026년부터 OPI 주식보상제도를 일반 직원에게도 적용하는 것을 검토한다. 해당 제도를 도입할 시 주식보상 선택은 의무사항이 아니고 선택사항으로 두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직원의 경우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지급 수량 차감은 고려하지 않을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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