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VC 로드맵]윤건수 대표 "소수 기업 선별해 유니콘으로 육성"DSC인베, 최소 2500억 펀딩 계획…'AI 버티컬' 기업 발굴 집중
이기정 기자공개 2025-01-24 09:08:44
[편집자주]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지난해 증시의 변동성 확대는 벤처캐피탈(VC) 업계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의 정권교체를 비롯해 국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은 그 어느때보다 큰 상황이다. '혹한'을 견뎌 온 VC업계에는 큰 긴장감이 감돈다. 더벨은 이런 상황 속에서 주요 VC 수장들이 가진 목표와 비전을 조명하고 하우스별 펀딩과 투자, 회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2일 14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14년차를 맞이한 DSC인베스트먼트는 남들보다 한 발 빠른 전략으로 대형사 도약에 성공했다. 제 2의 '벤처 붐'이 오기 전 플랫폼 기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한게 대표적인 사례다. 또 2022년 시장이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세컨더리와 딥테크 투자로 전략을 선회하는 묘수를 선보였다.이처럼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윤건수 대표(사진)의 '혜안'이 숨어 있다. 그는 한국벤처캐피탈(VC)협회장으로 활동하면서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를 건의하는 등 남다른 안목을 여러번 보여줬다.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윤 대표의 '넥스트 스텝'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시 성북구 DSC인베스트먼트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글로벌이 화두로 자리잡은만큼 투자 기업이 해외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포트폴리오 기업 중에서 유망한 곳을 선별해 투자를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인공지능 제외 유망 섹터 찾기 힘들다"
DSC인베스트먼트는 업계에서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하우스 중 한 곳이다. 설립 후 지금까지 펀드레이징을 쉬어간 해가 단 한번도 없었다. 지난해 말 운용자산(AUM)은 1조2565억원으로 벤처펀드 리그테이블 순위 10위에 랭크하고 있다. 하우스가 AUM 톱 10에 이름을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기도 하다.
올해에도 2500억원 이상의 신규 펀딩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국민연금공단, 과학기술인공제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의 출자로 2000억원 이상을 확보한 상황이다. 윤 대표는 "앞으로도 큰 규모의 펀드를 결성해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투자와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 섹터를 유심히 보고 있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체감된다"며 "AI를 제외하고 업사이드를 기대할 수 있는 섹터가 많지 않다는 판단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국내 스타트업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들기에는 늦었고 앞으로는 AI 파생 서비스스타트업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많은 투자사들이 AI 기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만큼 투자 방법에 차이를 둘 생각이다. 지금까지 투자 기업 선별 과정에서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는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기투자한 포트폴리오에도 같은 방법을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이제 투자를 많이 한다고 무조건 좋은게 아닌 시대가 찾아왔다"며 "좋은 딜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소수의 우수한 기업에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하는 기업을 선별해 투자사들이 확실하게 지원해야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투자사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은 기업가치가 1조원이 넘는 기업이 많지 않았다"며 "밸류에이션이 낮기 때문에 투자액 역시 크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같은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퓨리오사AI를 꼽았다. 윤 대표는 "만약 퓨리오사AI가 성장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신경망처리장치(NPU) 사업을 영위하는 스타트업은 앞으로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며 "퓨리오사AI와 같은 기업에 확실하게 투자해 키워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똑똑' 육성 주력…"주주 환원 이어갈 것"
윤 대표는 다음달이면 VC협회장 임기를 마치게 된다. 그는 하우스 대표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된 상황에서 자회사 '똑똑'을 키우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똑똑은 VC의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VC들이 보다 수월하게 펀드를 관리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윤 대표는 "출자자(LP)가 위탁운용사(GP)에게 펀드 운용과 관련한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아직 이를 도와줄 수 있는 서비스가 없는 상황"이라며 "똑똑은 VC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비스 개발이 상당 부분 마무리 돼 이미 DSC인베스트먼트에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다"며 "중소형 하우스는 아직 엑셀로 펀드를 관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똑똑이 정식으로 출시된다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표는 올해 대형사와 중소형 하우스간 양극화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소형사들이 차별화에 나서야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똑같은 기업을 보고도 하우스마다 다른 평가가 나올 수 있는데 업계가 양극화되면 독창적인 기업이 탄생할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게 된다"며 "대형사로 도약이 어렵다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키워 시장에서 인정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상장사로서 지속적으로 주주환원을 이어가겠다고도 언급했다. 윤 대표는 "주주에 대한 고민은 항상 하고 있다"며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을 꾸준하게 진행해 주주들과 회사가 이룬 성과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Red & Blue]갑자기 거래량 뛴 밸로프, 본업 성장 기대감 지속될까
- [i-point]채비, SaaS형 운영시스템·모바일 앱 '차징허브' 론칭
- [i-point]빛과전자, 해외 시장 공략 본격화
- [i-point]에스넷그룹, 제2기 '네트워크 엔지니어 양성 과정’ 성료
- [i-point]노을, 아세안 최대 시장 태국서 AI 의료기기 인허가 획득
- [트럼프 시대, 미국 크립토 규제 방향]미국의 큰 그림, 비트코인 '전략자산' 여부에 쏠리는 눈
- [현대백화점 비전 2030 중간점검]신수종 점찍은 뷰티·헬스케어사업, 전망은
- [2025 금융 Forum]대내외 불확실성 극대화, 리스크관리 '궤도 수정' 시급
- [2025 금융 Forum]"K-ICS 실효성 지속 개선, 리스크 관리감독 강화하겠다"
- [2025 금융 Forum]"저축은행·상호금융 감독정책, 건전성 지표 연계 강화"
이기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2025 VC 로드맵]윤건수 대표 "소수 기업 선별해 유니콘으로 육성"
- [VC People & Movement]DSC인베, 세컨더리투자 주역 '이성훈' 상무 승진
- [VC People & Movement]나이스투자, NBH캐피탈 출신 유경원 상무 영입
- [VC People & Movement]인라이트벤처스, 관리역 출신 첫 '임원' 탄생
- [16대 VC협회장 선거]이틀 앞으로 다가온 회추위…업계가 바라는 공약은
- [thebell League Table]은행계열 VC, AUM 경쟁 치열…신한벤처 2위 굳히나
- [thebell interview]윤건수 "퇴직연금 출자 공론화 보람…다변화 '아쉬움'"
- 엠벤처투자 "상장폐지 막기 위해 모든 방법 동원"
- [VC 투자기업]미스터아빠, 연매출 400억 돌파…더블 성장 '도전장'
- 씨엔티테크, 서울 북서부 사옥 고수하는 '이유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