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영상]올릭스, 릴리와 맺은 기술이전의 의미고성장 비만 시장서 기술력 인정, 추가 계약 가능한 '우협권' 조항 포함

정새임 기자/ 김성아 기자공개 2025-02-14 15:19:07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15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기업 '올릭스'가 최근 주식시장에서 연속 상한가를 쳤습니다. 시가총액은 3000억 원대에서 6000억원대로 2배 상승했는데요.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영향입니다. 이번 계약이 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Q. 올릭스가 기술이전 계약을 공시한 게 2월 7일 장 직후였는데 어떤 내용이었나요?

A. 올릭스가 핵심 신약물질 'OLX702A'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올릭스 물질을 도입해서 '연구개발과 상업화 작업을 수행한다'는 내용인데요.

올릭스는 릴리의 글로벌 개발에 대한 독점 권리를 부여하게 됩니다. 그 대가로 비용을 받게 되는데요. 보통 바이오 신약 기술이전은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 임상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상업화 후 로열티 등으로 구성이 됩니다.

올릭스의 경우 선급금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고요. 선급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한 총 계약 금액은 6억3000만달러, 한화로 약 9117억원이라고 밝혔습니다.

Q. 올릭스는 어떤 회사인지 간략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올릭스는 RNA 간섭이라는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을 개발합니다. 2010년 이동기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가 설립해 업력 16년 차를 맞았고요. RNA 간섭은 비교적 최근에 치료제 개발이 이뤄진 접근법인데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서 치료 효과를 내는 기전입니다.

오랜 기간 이 기술을 연구하면서 올릭스가 자체적으로 플랫폼 기술을 구축했는데요. 쉽게 말해 RNA 간섭 치료제가 지닌 예기치 못한 부작용 그리고 전달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죠. '비대칭 siRNA' 기술을 기반으로 '갈낙(GalNAc)'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이 기반 기술로 다양한 신약 물질들을 만들어 냈는데요. 그중 하나가 MARC1 효소를 억제하는 OLX702A입니다. 비만과 다양한 대사질환 치료제로 개발을 할 수 있고요. 현재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상대 기업 릴리는 전 세계적으로 핫한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개발한 글로벌 빅파마잖아요. 비만치료제 강자인 릴리가 새로운 비만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물질을 올릭스로부터 가져간 거니 기술에 대한 올릭스의 신뢰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겠네요.

A. 그렇죠. 전 세계적으로 비만치료제 돌풍이 일었잖아요? 노보노디스크와 함께 돌풍의 주역을 맡았던 곳이 일라이 릴리입니다. 어느 정도였냐면요 작년 릴리가 연매출 약 65조 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대비 32% 증가한 수치로 GLP-1 계열의 비만 당뇨치료제 젭바운드, 마운자로가 매출 확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합니다.

글로벌 톱 제약사들 중에서도 매출 증가율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비만 시장의 성장세가 크다고 볼 수 있고요. 릴리는 비만 시장의 패권을 강화하려고 끊임없이 신약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중 타깃에서 삼중 타깃으로 연구 개발을 이어나가는 와중에 올릭스의 물질을 택한 겁니다.

기존 비만 치료제와 병행을 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높아지는 것이 OLX702A의 장점이거든요. OLX702A 같은 경우는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켜서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거라 식욕을 줄여주는 GLP-1 기전의 치료제와 궁합이 좋다는 것이죠.

Q. 좀 복잡한 내용인데요. 올릭스의 기술에 대해서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올릭스가 진행한 행한 동물 실험 결과를 하나 가져왔는데요. 비만 생쥐의 체중 변화를 기록한 실험입니다. 초록색 그래프가 GLP-1 치료제 성분을 단독 투여한 거고요. 파란색 그래프가 GLP-1 성분과 올릭스 치료제를 같이 병용한 그래프입니다.

이렇게 보시면 파란색 그래프가 더 많은 체중 감소를 보여주고 있고요. 56일째 되는 날 양쪽 모두 GLP-1 투약을 중단했더니 초록색 그래프는 다시 급격하게 체중이 증가하는 것에 반해 파란색 그래프는 상대적으로 체중이 덜 증가하죠. 올릭스 물질을 병용 투여하면 요요 현상이 덜 나타난다 이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원숭이 실험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보이고 있고요. 여기 파란색이 GLP-1 단독 투여, 보라색이 OLX702A 병용 투여입니다.

OLX702A는 MARC1이라는 효소 발현을 타깃하고 있는데요. 이 타깃이 비만뿐만 아니라 약이 거의 없는 MASH, 이런 간질환 치료제로도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Q. 계약 금액에 대한 평가도 한번 해보죠. 총 계약금액이 9000억원 규모인데 이 정도면 크다고 봐야 하는 건가요?

A. 현재 계약 규모로만 보면 빅딜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유한양행이 2019년에 베링거인겔하임과 맺은 MASH 기술이전 계약이 있거든요. 뒤에 반환은 됐지만 당시 기준 총계약 규모가 1조600억원이었습니다. 또 적응증은 다르지만 종근당이 희귀질환에서 2023년 노바티스랑 체결했을 때 딜 규모가 1조7000억원 정도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올릭스의 물질의 잠재력을 감안했을 때 계약 규모가 크지는 않다고 볼 수는 있지만 이것만으로 올릭스의 계약을 평가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 계약에 포함된 조항이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MARC1과 하나 이상의 다른 타격 유전자를 동시에 표적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에 '릴리가 이 치료제에 대한 우선 권리를 지닌다'는 조항입니다.

예를 들어서 MARC1은 지금 현재 올릭스가 기술이전한 신약 물질이고 올릭스가 나중에 자체 기술을 적용해 MARC1을 타깃하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거나 MARC1이나 또 다른 유전자를 같이 타깃하는 이중 타깃 물질을 만든다라고 가정해보죠. 전임상 실험, 1상을 하면서 기술이전 시도를 하겠죠.

이때 릴리가 다른 경쟁사들보다 먼저 이 물질을 살 수 있는 협상 권리를 가져가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데이터가 괜찮다고 판단되면 릴리와 추가 계약도 성사될 수 있는 거죠. 그만큼 릴리가 MARC1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도 볼 수 있겠고요. 동시에 올릭스의 RNA 간섭 기술도 인정받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해당 조항에 대한 올릭스 측의 설명도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영진 올릭스 CFO: 해당 조항은 MARC1이라는 유전자와 함께 다른 유전자를 동시에 타깃하는 치료제를 개발할 경우에 기존 계약을 증액하거나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우선적인 권한을 릴리에게 부여한다는 조항으로 계약의 확대 또는 추가 계약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릴리 측에서 당사의 새로운 플랫폼 기술에 대해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에 이 조항이 들어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더불어 MARC1 이라는 타깃 자체와 올릭스의 듀얼 타겟팅 갈낙 플랫폼에 대한 관심과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이 조항이 가지는 의미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주가 얘기는 조금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최근 주가는 정말 핫했던 것 같습니다. 올릭스의 주가에 대한 시장평가는 어떻습니까?

A. 요즘 기술 이전 소식이 나와도 이렇게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하는 건 드물긴 한데요. 사실 작년 하반기부터 빅파마와 기술 논의가 있었다는 내용이 이미 나왔던 부분이기 때문에 작년 하반기에도 주가 흐름은 꽤 좋은 편이었습니다.

기술이전 전 올릭스의 시가총액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을 왔다갔다 했거든요. 보통 빅파마와 기술이전 계약을 맺은 바이오텍들을 보니 평균적으로 시총이 1조 원 돌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올릭스의 시가총액은 아직 60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지만 주가가 급등하면 그만큼 또 조정이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합니다. 또 릴리와의 추가 계약이라던가 앞으로 상용화 스케줄 등을 잘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