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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AI 빅뱅과 리스크]KB국민카드, AI 혁신 속 보안 강화…정보유출 악몽 씻는다업계 최초 AI 마케팅 도입…AI 모델 리스크 매달 점검해 사전 대비

김보겸 기자공개 2025-02-20 12:49:31

[편집자주]

망분리 규제 개선을 시작으로 AI를 활용한 금융혁신이 본격화하고 있다. 관련 시장 활성화와 함께 리스크 역시 커질 전망이다. 금융사들은 AI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고도화와 업무 효율화에 맞춰 리스크관리와 대응 체계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AI 시대에 대비한 금융사의 대응 현황과 과제를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7일 07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카드가 AI를 활용한 디지털 금융 혁신에 박차를 가하며 리스크 관리에도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업권 최초로 AI 마케팅 시스템을 오픈할 정도로 AI 활용에 적극적인 동시에 금융권에서 드물게 AI 위험관리를 위한 별도의 실무 조직도 두고 있다.

지난 2013년 발생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사건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KB금융 내부에 깊게 자리잡은 까닭이다. 당시 파견 직원이 USB를 이용해 고객 신용등급, 대출한도 등 약 5400만건의 개인정보를 대부업체에 유출하며 큰 신뢰 위기를 맞았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 개인정보까지 포함돼 논란이 더욱 커졌다. 사건 이후 KB금융은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하며 재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왔다. AI 활용이 확대되는 현 시점에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AI 활용과 리스크 관리, 두 마리 토끼 잡는다

KB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 내에서도 AI 활용 적임자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방대한 카드 소비 데이터와 KB 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확보한 만큼 AI 활용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다.

KB국민카드는 카드업권 최초로 AI 마케팅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AI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2023년 선보인 AIMs(AI Marketing System)를 통해 최적 고객 타깃팅과 고객별 맞춤오퍼, 접촉 시점 효율화 등을 구현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카드사가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 소비성향에 따라 최대 혜택이 가능한 카드상품을 추천하는 식이다.

또 KB 페이 내 쇼핑·여행 탭에서도 AI 기반 개인화 서비스를 확대하며 금융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융합한 혁신금융 서비스인 가칭 '모두의 카드생활 메이트'도 준비 중이다. 대화 내용을 기반으로 고객 의도와 요구사항을 파악해 금융소비자에게 24시간 365일 고품질의 카드 상품정보를 모바일 앱에서 제공하는 대화형 금융상담 서비스다.

또 이상거래탐지 시스템(FDS)을 기반으로 금융사기로부터 고객재산을 보호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 외에도 고객상담과 리스크 및 심사 영역에 AI 기술을 활용한 프로세스 효율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AI 기술 활용을 늘리고 있다.


◇AI 데이터사업그룹 내 4개 부서로 AI 시너지 강화

KB국민카드 내부에서 AI 주축이 되는 조직은 AI 데이터사업그룹이다. 이 그룹을 이끄는 이상열 전무는 고려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하고 KB국민카드에서 데이터혁신부장을 지낸 데이터 전문가다. 재무기획부와 HR부를 거쳐 데이터전략그룹장을 지내고 있다.

AI 데이터사업그룹은 AI 기술 도입과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AI 데이터사업그룹 산하에 AI와 데이터를 활용해 본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AI 데이터서비스부, AI 데이터서비스부(테크)와 계열사와의 시너지 강화를 담당하는 데이터시너지추진부가 있다. 또 데이터수익사업을 추진하는 데이터사업부도 AI 데이터사업그룹 산하에 소속돼 있다.

AI 관련 조직은 AI 도입 정책을 수립하고 위험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AI 기술 전략 수립과 추진, AI 모델개발 및 운영, 생성형 AI 활용 전사 AI 솔루션 개발 및 운영도 수행한다. AI 마케팅 시스템 및 데이터 플랫폼 기획 및 운영도 이들이 담당한다.

데이터 엔지니어링 업무도 주요 업무다. 데이터와 AI 분석 플랫폼 및 AI 마케팅시스템, AI 모델 통합관리시스템 등의 인프라를 관리하고 개발하는 역할이다. KB국민카드는 이를 바탕으로 그룹 내부에서 계열사와의 데이터 기반 시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 광고 대행과 데이터 판매 등 데이터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것까지 사업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파견 직원 일탈, 모니터링 강화·자동화로 방지해야"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그에 따른 윤리적 문제와 보안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KB금융그룹은 AI 거버넌스 체계를 정비하고 AI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KB금융은 2022년 금융권 최초로 AI 윤리 기준을 제정하고 AI 거버넌스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 AI 기술 도입과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2013년 발생한 대규모 고객정보 유출 같은 사례가 AI 활용이 비교적 자유로워진 환경에서 재발해선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깊기 때문이다. 10년 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히 KB금융의 내부통제를 언급할 때 해당 사건이 거론될 만큼 임직원들에게는 깊은 트라우마로 남은 사례다.

KB금융 디지털 부문 고위 관계자는 "금융사의 내부통제 시스템은 감사 시점에서는 강하지만 사전 예방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이 현실"이라며 "외주 직원의 일탈이라는 이유로 이를 방치하기보다는 모니터링 시스템 강화나 자동화 등으로 비윤리를 예측하는 것까지가 금융사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사전 예방적 차원에서의 내부통제도 강화하는 것이 그룹 전체의 관심사라는 설명이다.

이런 기치 아래 KB국민카드는 AI 도입에 따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 중이다. 특히 작년부터는 기존 AI 모델의 성능평가와 신규 개발된 AI 모델에 대한 리스크 점검을 매월 수행하고 있다. 이는 바젤Ⅲ의 운영 리스크 관리 원칙(PSMOR)에 기반한 조치다. 금융권에선 흔치 않은 선제적 대응 사례로 평가된다.

또한 기존 데이터거버넌스팀의 역할을 확대해 AI 금융리스크에 대응하도록 개편했다. AI 데이터거버넌스 체계를 수립하고 AI 도입 정책과 서비스 적정성을 점검하는 등의 업무를 추가해 운영하고 있다.

AI 윤리위원회 등 위험관리전담조직 신설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AI 기술 활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검토하고 내부 규정을 준수하도록 감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AI 거버넌스 전담 조직을 신설해 AI 도입 및 활용에 따른 위험관리 정책을 수립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해 문제 발생을 조기에 식별하고 대응할 방침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주요 AI 서비스를 대상으로 개념증명(PoC)이 진행 중"이라며 "올해 안으로 AI 거버넌스를 확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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