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소테리아 "고객사와 강력한 유대, 돈 버는 팹리스 될 것"김종만 대표, 국내 팹리스 첫 4나노 싱글 테이프아웃 단계 진입
성상우 기자공개 2025-02-20 08:16:58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09시3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는 지금 바로 돈 벌 수 있는 사업을 하고 있다. 진보적인 첨단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요가 있는 시장을 선점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팹리스 최초로 당장 유의미한 매출이 나오는 걸 보여줄 생각이다.”언제부턴가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팹리스’라고 하면 다소 선입견을 갖고 바라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미래가 유망하다고 평가받았던 일부 팹리스 업체들이 상장 후 어닝 쇼크사례를 겪으면서 시장에서 암묵적으로 주홍글씨가 새겨진 게 사실이다.
소테리아 역시 '팹리스 트라우마'의 피해자가 될 뻔했다. 다만 최근엔 이 같은 환경을 오히려 회사의 역량을 더 차별화시킬 수 있는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당장 올해부터 대규모 매출 발생이 가시적인 상황이다. '국내 반도체 팹리스는 매출을 못 낸다'는 선입견을 깰 첫 주자가 되는 셈이다. 당장 올해 2분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인식될 것으로 예상되는 매출이 20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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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선행 기술에 치우쳐 꿈만 좇는 혁신은 ‘연구실에서의 혁신’에 그친다. 사업화는 또 다른 영역이라는 걸 느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창업이라는 게 기술만 있다고 되는게 아니지 않나. 시장과 고객의 접점을 찾고 양산단계까지 고려한 제품을 만들어야하는 데 학교 안에선 사실상 어려웠다”고 했다.
김 대표가 대학 교수직을 박차고 나와 냉엄한 창업의 세계로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TSMC 정책 중 하나가 ‘혁신의 기준을 낮춘다’인데 정말 실용적(practicable)이고 실질적인 혁신만이 고객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의미”라면서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에서 연구하고 혁신을 추구하는 건 학교에서 가능하지만 완성도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엔 한계가 있었다. 여기서 벗어나 실제 양산과 사업화를 할 수 있는 영역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창업의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그의 철학은 소테리아의 메인 비즈니스로 직접 연결된다. 김 대표는 “우리 사업이 에이직(ASIC, 주문형 반도체) 아닌가. '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 Circuit'이라는 건데 ‘Application Specific’이 결국 고객과의 강력한 유대(Strong customer engagement)를 통해 만들어내는 결과물”이라며 “우리는 딥테크지만 우리 사업의 존재 이유 역시 결국 세일즈를 통해 매출을 많이 내는 것이다. 고객 니즈를 잘 파악하고 마케팅 잘하고 페인 포인트를 고민하는 건데, 이를 위해선 결국 고객 인게이지먼트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소테리아의 대표 제품 ‘MIK-100(프로젝트명:아르테미스)’ 칩이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초저전력 고사양컴퓨팅(HPC) 가속기다. 0.3V에서 가속기 구동이 가능한 NTV(Near Threshold Voltage) 설계를 적용했다. 열 배출을 위한 방열 최단 경로 기술과 액침 냉각시 코어 관리를 위한 배드 코어 매니지먼트 시스템도 지원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통한 4나노 싱글 테이프아웃(칩셋 설계 후 생산 단계 전환)은 국내 팹리스 최초 사례다.
초기부터 시장과 고객사 니즈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MK-100'은 개발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데이터센터 고객사들과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받은 2000억원 규모 구매의향서(LOI)에 따른 매출 인식이 빠르면 오는 2분기부터 차례로 인식된다.
김 대표는 이미 다음 스테이지를 바라보고 있다. ‘LLM 엑셀러레이터’ 개발에 착수했다. 역시 개발 단계만 마치면 곧바로 시장에 대량 공급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초기 단계부터 글로벌 고객사들과 페인 포인트 등을 논의해 도출한 기술이다.
김 대표는 “엔비디아의 AI·GPU 인프라에 탑재돼서 어시스트하면서 데이터 처리 효율성을 극대화 시켜주는 칩”이라며 “한마디로 저비용으로 GPU의 가성비를 높여주는 역할이다. 더 고도화된 AI 환경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존 GPU의 단점인 전력 소모량과 바틀넥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같은 AI 초기엔 고사양 GPU가 돌풍을 일으키지만 이제 AI가 일상화되고 대중화되면 가성비있는 시스템을 따지게 된다”면서 "엔비디아의 저사양 제품을 보완해주는 기술로 공급이 부족한 시장의 답답함을 해소해줄 수 있고 AI 대중화 시대에 가성비 높은 AI 반도체 인프라 스트럭처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중장기 목표 역시 ‘실용주의’와 맞닿아 있다. 그는 “우리는 먼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면서 “우리 시장은 이미 경쟁자도 많고 큰 시장이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곧바로 매출을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는 돈 버는 팹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테리아는 2018년 김종만 전 조지아공과대학교 교수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애플 연구원 등이 주축이 돼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기업가치 급등과 함께 상장도 준비 중이다. NH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고 늦어도 내년 상반기 중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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