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 호황기 끝났나…변수는 미주노선해운시황 급락, 미주노선 운영부담 커져…'중국 봉쇄' 반사이익 기대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06 07:07:36
[편집자주]
해운업 호황기는 이어질까. 글로벌 분쟁 장기화와 공급망 재편 등 시황호조로 그동안 해운업은 전성기를 구가해왔다. 유가와 환율 등 변수는 크지만 이를 뛰어넘을 만큼 운임이 상승했다. 해운사들은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거뒀다. 이익체력이 탄탄해지자 펀더멘털도 강화됐다. 그러나 2025년 해운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변동성이 커졌다. 긴 호황기를 끝낼 것이란 위기감이 퍼진다. 더벨은 변곡점에 선 해운업계를 진단하고 각 해운사의 경쟁력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4일 14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M상선이 호황기를 지나 변곡점에 서 있다. 글로벌 무역 분쟁과 관세 전쟁으로 해운 운임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운임 상승으로 사상 최대 매출과 수익성을 기록한 SM상선 입장에선 올해를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판가름할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특히 SM상선은 얼라이언스 없이 자체적으로 미주노선을 운항하고 있어 해운 시황 하락기 부담이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봉쇄에서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낼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과 동남아 등 아주노선에서 화물을 환적해 미주노선으로 보내는 전략이 올해 성장전략의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해운 운임 급등…호실적 달성한 2024년
SM상선은 미주 서안에 정기선을 운항하고 있다. 국적 컨테이너선사 가운데 원양에 정기항로를 보유한 해운사는 HMM에 이어 SM상선이 유일하다. SM상선은 옛 한진해운 미주노선을 인수해 출범했다.
해운사 입장에서 원양 정기항로를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 운임과 화물량에 따라 선사의 매출과 수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대양을 운항하는 만큼 여러 나라에 걸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선대와 선복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
특히 SM상선처럼 선대가 작고 선복량도 크지 않은 상황에선 시황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운임이 상승하고 화물량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수익성이 폭발적으로 상승하지만 운임이 저하하면 원가부담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저하된다.
실제 출범 후 SM상선의 실적은 꾸준히 시황에 맞춰 큰 변동성을 보여왔다. SM상선은 출범 초기에는 이렇다할 수익을 달성하지 못했다. 2016년 매출 2676억원, 순이익 217억원으로 순이익률은 8.11%를 기록했다. 이후 선대 확장과 노선 확대 등을 추진하면서 원가부담률이 높아지며 수익성은 저하됐다. 2018년과 2019년 모두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계기로 해운시황이 개선되면서 이례적인 호황기를 구가했다. 2020년 매출 1조328억원, 순이익 1076억원으로 순이익률을 10.42%로 개선했다. 2021년 매출 1조9741억원, 순이익 1조713억원을 했다. 2022년에는 매출을 2조2615억원까지 키웠고 순이익 1조559억원을 달성했다.
2023년 해운시황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매출과 수익성 모두 저하됐다. 매출은 8903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했다. 또 매출원가 부담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했는데 그 규모가 1452억원으로 출범 후 가장 큰폭의 적자를 봤다. 2023년 순손실률은 11.61%로 집계됐다.
SM상선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조2486억원, 순이익 3761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지난해 해운시황이 홍해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운운임이 상승하면서 수익 규모가 커졌다. 특히 연초 예상치보다 운임이 상승폭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큰 폭 개선됐다.
특히 지난해 수익성은 2021년과 2022년에 이은 역대 3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SM상선은 코로나19 기간 이례적인 특수를 누리며 순이익률 54.27%를 달성했다. 2022년에는 순이익률 46.69%를 기록했다.

◇연초 급락하는 시황…안갯속 2025년
올해 해운시황 악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SM상선의 수익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올해 들어 2000선 아래로 떨어지는 등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 해상운임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으로 해상운임은 빠르게 하락 중이다. 더불어 글로벌 물동량이 크게 줄어드는 데 더해 중동 정세가 안정돼 수에즈운하 운행이 재개되면 폭락 수준으로 시황이 꺾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실제 올해 들어 글로벌 해상운송 항로 운임 수준인 SCFI는 빠르게 하락 중이다. 올해 첫째주 2505.17을 시작으로 매주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2월 28일 기준 1515.29로 집계됐다. 연초 대비 불과 8주만에 1000 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문제는 하락 속도와 폭이다. 지난해 해운시황은 지정학적 리스크로 수에즈운하 통행이 차질을 빚으며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6월 3000을 돌파한 이후 9월까지 3000선을 유지했다. 이후 점차 안정화되면서 연말가지 2500선을 유지했다. 등락에 이어 일정 수준 이상 안정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SCFI가 하락하고 있다. 매주 전주 대비 6% 안팎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관제 전쟁이 발생하면서 물동량 감소가 예정돼 있어 단기간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트럼트 대통력의 대중국 압박이 지속되면서 SM상선도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SM상선이 미주노선을 활용해 중국발 화물을 선적한다면 물동량 감소를 상쇄하고 수익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해운사 대부분이 깜짝 호황기를 보냈지만 올해는 연초 시황 급락으로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SM상선은 얼라이언스 없이 자체적으로 대양을 운항하는 만큼 시황 저하에 따른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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