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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희미해지는 렌터카-중고차 시장]'한지붕' 롯데렌탈-SK렌터카, 시장 재편 '임박'①어피너티, 롯데렌탈 인수 본계약 목전…국내 최대 렌터카 밸류체인 겨냥

이영호 기자공개 2025-03-12 07:25:01

[편집자주]

국내 렌터카와 중고차 시장 경계선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렌터카 서비스와 중고차 매매를 병행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어피너티 산하로 편입된 SK렌터카는 물론이고, 피인수가 코앞인 롯데렌탈도 중고차 사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벨은 렌터카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중고차 사업 전망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10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렌터카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가 SK렌터카에 이어 롯데렌탈 인수를 목전에 두고 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대기업 그룹사 산하 국내 '톱2' 플레이어로 렌터카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이제 두 기업은 같은 대주주를 둔 한 지붕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양사 합병 후 기업가치를 키워 새 대주주에 경영권을 매각하는 것이 어피너티 투자의 종착지다. 앞으로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몸값 상승을 위해 어떤 행보를 택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11일 어피너티와 롯데렌탈 매매 본계약을 체결한다. 딜 클로징 시점은 상반기 내로 예상된다. 매도인은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고, 매수인으로는 어피너티의 특수목적법인(SPC)인 Careena Transportation Group Limited가 이름을 올렸다.

거래 대상은 롯데렌탈 보통주 2039만6594주다. 전체 지분 56.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롯데그룹 측은 매각 후에도 잔여 주식 5%를 보유할 예정이다. 거래 규모는 1조5729억원인데 1주당 평단가는 7만7115원이다. 롯데렌탈 현 주가(6일 오전 기준 약 2만9000원)보다 두 배를 훌쩍 넘는 가격이다.

어피너티는 100%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어줄 만큼 롯데렌탈 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앞선 SK렌터카 인수전에서도 공격적인 비딩으로 승기를 잡았던 어피너티다. 고가매수에 따른 '승자의 저주'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어피너티 의중은 확고했다.

◇어피너티, '국내 최대' 렌터카 밸류체인 구축

업계에선 어피너티의 과감한 베팅 이유에 관심을 갖는다. IB 관계자들은 어피너티 목표가 롯데렌탈과 SK렌탈을 합쳐 국내 최대 렌터카 플레이어를 출범시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를 두고 어피너티 측은 향후 3년간은 양사 합병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추후 통합은 당연한 수순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국내 대표 렌터카 기업이다. 양사 시장 점유율은 도합 37%로 추산된다. 업계 1, 2위지만 국내 각지에 산재된 지역업체들이 워낙 많다보니 과반 점유율을 가져오진 못했다. 그러나 서비스와 규모 면에서 이렇다 할 경쟁자를 찾기는 힘들다.


지역업체가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는 아니다. 타깃 수요층이 다르다. 어피너티가 적극적인 가격 경쟁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수익성 높은 고부가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점쳐지는 배경이다.

자동차 업계에 밝은 IB 관계자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이용자가 편리하게 렌터카를 운용할 수 있도록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시장을 노려왔다"며 "반면 로컬업체는 서비스가 제한적인 대신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소비자를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양사 모두 중고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SK렌터카는 중고차매매단지를 구입해 중고차 경매 사업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렌탈도 약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중고차 매매 사업 실탄을 확보했다. 어피너티 청사진은 렌터카부터 중고차 매매를 아우르는 밸류체인 전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렌터카 시장 우상향, 앞으로도 유지될까

롯데렌탈과 SK렌터카 모두 최근 수년간 실적 상승을 이어왔다. 대주주 교체 이후 두 회사가 지속적인 실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국내 렌터카 시장 성장세에 달려있다.

롯데렌탈 지난해 잠정실적을 살펴보면 연결기준 매출은 2조8028억원, 영업이익 284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은 1.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6.7% 역성장했다. 영업이익 감소 배경으로 롯데렌탈 측은 신규사업 추진에 따른 인건비 증가와 금리인상 여파로 이자비용이 증가한 점을 거론했다. 2023년 매출은 2조7523억원, 영업이익은 3052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10% 전후를 기록 중이다.

SK렌터카는 비상장사로 전환된 터라 잠정실적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2023년 말 연결기준 매출은 1조4028억원, 영업이익은 1220억원이었다. SK렌터카의 영업이익률은 롯데렌탈보다 낮은 10%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2년에는 매출 1조2465억원, 영업이익 95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2년 대비 2023년 실적은 매출과 수익 모두 증가했다.

실적 성장은 국내 렌터카 시장 동향과 맞물린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국내 렌터카 규모는 2020년 92만5899대에서 매년 상승해왔다. 2021년 99만7176대, 2022년 106만810대, 2023년 106만6861대, 지난해 109만8760대였다.

렌터카 수요 상승 원동력으로는 코로나19로 활성화된 국내 여행, 소유보다 공유에 초점을 둔 소비 트렌드 등이 거론된다. 렌터카 수요가 증가하면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도 성장할 수 있었던 셈이다. 결국 향후에도 렌터카 시장이 확대되는 것이 양사 밸류에이션 제고의 필수 조건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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