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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비용 분석]이마트 삼킨 이자비용, 5000억이 전부일까총차입금 12.4조로 역대 최대…불어난 영구채에도 '숨은 이자'

고진영 기자공개 2025-03-31 08:32:44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7일 08시30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는 최근 수년간 조달에 유독 분주했던 기업이다. 대형 인수합병(M&A)를 연달아 추진하기도 했고 지난해는 신세계건설에 수천억원을 지원해줬다. 그 탓에 빚 부담이 늘면서 연이자가 5000억원 수준까지 치솟았는데, 여기서 영구채에 대한 배당까지 추가로 나간다.

지난해 말 이마트의 연결 총차입금(리스부채 포함)은 12조4024억원을 기록했다. 10여년 전 신세계에서 독립해 나온 이래 최대 규모다. 2021년 이베이코리아와 W컨셉코리아, SCK컴퍼니(스타벅스커피코리아)를 줄줄이 인수하면서 늘었던 차입이 그간 줄지않고 더 불어났다.

지난해 이자로 나간 돈만 연결 기준 4937억원으로 파악된다. 7000억원을 넘는 금융비용 가운데 이자만 추려낸 금액이며 리스부채 이자(1519억원)도 들어가 있다. 영업이익이 470억원인데 10배가 넘는 규모를 이자로 지출한 셈이다. 2024년 이마트가 5700억원을 넘는 대규모 순손실을 낸 것도 금융비용 영향이 컸다.


이마트는 1000억원대에 불과하던 이자비용이 2021년을 기점으로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듬해 3000억원을 넘겼고 2023년엔 4000억원을 돌파, 지난해는 5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중 절반 정도는 이마트 별도법인에서 생겼고 나머지는 신세계건설과 조선호텔앤리조트, 이마트24 등 자회사 몫이다.

이마트 별도 법인의 경우 일련의 M&A 과정에서 순차입금이 4조원 이상 뛰었다. 인수대금조달을 위해 2021년 3조4000억원을 차입했기 때문이다. 차환한 돈을 빼도 2조7000억원을 웃돈다. 그 뒤로도 미국 와이너리 취득 등 지출이 계속되면서 재무부담을 줄이지 못했다.

게다가 최근 이마트는 종속회사들이 줄줄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상황이다. 작년 신세계건설이 6500억원, 이마트24가 1000억원어치 영구채를 새로 찍었다. 이밖에도 신세계프라퍼티가 2023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3000억원을 조달했다. 합치면 1조500억원에 이른다.

현재 이 신종자본증권은 비지배주주지분에 분류돼 이마트의 연결 자기자본으로 잡혀 있다. 2024년 자본으로 신규 추가된 신종자본증권은 발행비용 등을 제하고 7300억원이다. 같은 해 이마트가 6000억에 육박하는 연결 순손실을 내고 4300억원어치 영구채를 상환했는데도 순자산이 소폭 감소에 그친 것은 영구채 덕분이 컸다.


문제는 이 신종자본증권에서도 사실상의 이자가 발생한다는 점에 있다. 금융비용으론 잡히지 않지만 ‘배당’ 명목으로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가 통상 3개월마다 현금흐름에서 빠져나간다.

특히 규모가 가장 큰 신세계건설 영구채의 경우 복잡한 구조로 발행이 이뤄졌다. 우선 신세계건설이 6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찍고, 이 신종자본증권을 다시 이마트가 소화했다. 특수목적법인(SPC) 4개를 세워 인수하는 방식이다. 에스이엔씨피닉스제1차가 2000억원, 2차 1000억원, 3차 3000억원, 4차가 500억원 등을 가져갔다.

구체적으로 발행주관사(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들이 SPC에 인수자금을 대출해줬고 이마트가 영구채에 대한 자금보충약정을 SPC와 체결했다. 특이한 점은 이 SPC들이 스스로 인수한 신종자본증권 만큼의 영구채를 같은 조건에 다시 찍어내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했다는 데 있다.

에스이엔씨피닉스제일차 등 4개 SPC는 신세계건설이 영구채를 발행한 날과 같은 일자인 5월 29일 총 65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찍었다. 조건은 3년의 콜옵션(조기상환청구건) 행사기한과 연 7.08% 금리 조건이다.

따라서 신세계건설이 지출하는 영구채 배당금(이자)은 연결 재무제표상으론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급대상이 같은 연결 실체에 있는 SPC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SPC에선 다시 외부로 배당금이 나가며, 금리에 따르면 연간 460억원 수준이다. 또 신세계프라퍼티에서 연간 206억원, 이마트24는 연간 50억원의 영구채 배당금이 발생한다.


이마트가 연결 기준으로 지급해야 하는 신종자본증권 배당금을 모두 더할 경우 연간 715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516억원(지급일 기준)을 신종자본증권 배당금으로 지출했는데 200억원이 더 늘어나는 셈이다. 올해 연결 영업이익이 400억원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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