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美 관세 대응 방안은 "과테말라 미챠토야 프로젝트 신속 진행…텍솔리니 등 현지 업체 활용 강화"
안준호 기자공개 2025-04-08 07:54:07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4일 14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구체화되며 한세실업의 거점 다변화 전략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회사는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시장과 가까운 중남미 지역 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일본과 유럽 고객사 확대에도 힘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미국 정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주요 무역 상대국가들에 대한 상호관세 조치를 발표했다. 명단에 포함된 국가들 가운데 베트남도 포함됐다. 예고된 관세율이 46%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협상 과정에 따라 수치는 조율될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 베트남을 생산 거점으로 둔 기업들은 미국 시장 내 실적에 영향을 받게 됐다.
영향권에 포함된 기업들 가운데는 의류·패션 업체들도 포함되어 있다. 과거 중국을 생산 거점으로 사용하던 미국 브랜드들이 미중 갈등 본격화 이후 대부분 캄보디아, 베트남을 신규 공급 기지로 택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 440억 달러 규모의 섬유제품을 수출한 국가다. 현재 미국 의류 시장에서 자국 생산 비중은 2.5% 가량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브랜드 제품을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방식으로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도 대응이 불가피하다. 특히 베트남 생산 비중이 높은 한세실업에는 시선이 모이고 있다. 회사 측은 최근 몇 년 동안 추진해 온 생산 거점 다변화 전략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동남아시아 뿐 아니라 중미 지역에도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며 “상대적으로 낮은 10% 관세율이 적용될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지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세실업은 지난 2022년 이후 중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 기지 이전을 준비해 왔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을 예견하고 추진한 정책은 아니다. 미국 매출 비중이 80% 이상으로 큰 만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과테말라 등을 신규 거점으로 택한 측면이 크다.

아직까진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가장 많다. 지난해 누적 생산된 1억9126만장 가량의 의류 제품 가운데 7491만장 가량(39%)이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졌다. 다만 생산 기지 이전 정책이 시작되기 이전과 비교하면 유의미한 수준으로 비중이 감소했다. 지난 2021년 말 기준으론 베트남 생산 비중이 약 49%에 달했다.
중남미 지역 전체를 합산하면 생산량은 베트남을 넘어선다. 한세실업은 중남미 10곳의 생산 거점을 보유하고 있다. 니카라과(6곳), 엘살바도르(1곳), 과테말라(2곳), 아이티(1곳) 등으로 지난해 생산량은 약 8127만장이다. 과테말라에는 제조 수직계열화를 위한 법인 더 글로벌 과테말라 미차토야(THE GLOBAL GUATEMALA MICHATOYA S.A)도 설립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부터 친 트럼프 국가로 분류되는 엘살바도르 등에 신규 법인을 설립하고 생산 라인 증설을 꾸준히 진행했다”며 “내년 상반기 가동하는 과테말라 미챠토야 프로젝트도 신속하게 진행해서 관세 정책에 민첩하게 대응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내 업체 텍솔리니에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뉴발란스, 파타고니아 등이 고객사엔 합성섬유 제조사다. 텍솔리니 노하우를 이용해 기능성 의류인 액티브웨어 등 고단가 제품군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관세율 변화를 고객사 확보의 기회로 활용할 여지도 있다.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한 브랜드사들이 더 경쟁력 있는 공급업체를 찾고자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한세실업 제품 바이어들의 평균 관세율은 현재 시점에서 타 경쟁사 대비 낮을 것으로 예상 중”이라며 “미국 뿐 아니라 유럽과 일본 바이어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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