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07월 06일 1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유미디어가 25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 차환에 대비해 발행이 예상된 물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티유미디어의 향후 영업 환경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시장의 분위기를 고스란이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티유미디어는 오는 16일 회사채 250억원을 3년 만기로 발행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8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의 차환과 일부는 운영자금을 목적으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 500억원은 내부 자금으로 상환한 것으로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달 8월에도 같은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왜 절반만 발행했나
티유미디어는 차환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중순 채권 발행과 더불어 단기차입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24일 금융권에서 200억원을 조달했다고 밝힌데 이어 이달 4일에는 100억원의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고 공시했다.
만기 물량을 전액 장기의 회사채로 차환하지 못한 일차적인 원인은 불안한 금융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금리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BBB'급 회사들의 사채 발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그나마 발행이 가능한 창이 조금이라도 열렸을때 조달했다는데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 초 유입된 유상증자 대금으로 인해 자금 사정에도 다소 숨통이 트였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위성DMB 사업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됐지만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SK텔레콤과의 긴밀한 관계가 회사채의 만기일까지 지속될지 여부에 의문 부호가 찍히는 분위기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 요소가 혼재된 상황에서 판단이 어려운 케이스"라면서 "투자 기관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긍정적인 점은 지난 연말 방송위가 MBC의 재송신을 승인하면서 가입자 기반 확대의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구조조정과 마케팅 비용 축소 등으로 비용구조가 개선되는 추세에 있고 방송설비 관련 대규모 투자도 일단락 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평가사들의 이번 정기평가에서 한국디지털위성의 신용등급이 상향돼 티유미디어에 대한 상향 기대감도 일부 존재한다"고 전했다.
평가 3사는 이달 티유미디어가 발행하는 회사채 등급을 'BBB'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티유미디어 관계자는 "추가적인 자금수요 압력이 크지 않고 비용 절감의 노력이 현실화되면서 차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신정평가는 올해 티유미디어의 EBITDA가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올 3월말 기준으로 가입자 수가 132만명으로 여전히 손익분기점인 200만명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방송산업 특성상 사업 초기의 대규모 손실이 누적되면서 수차례 증자에도 불구하고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이다. 부채비율은 2005년 말 271.7%에서 2006년말 1478.2%, 지난해 말에 2045.2%까지 치솟았다.
특히 과거에 티유미디어가 발행한 일부 사채의 경우 부채비율이 990~1400%를 넘어설 경우 투자자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조항이 붙어있다.
올 초 유상증자 이후 3월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은 521.4%로 내려갔으나 수익구조가 불안정한 상황을 지속하고 있는만큼 차환 리스크는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원 강도가 관건
이에따라 앞으로 SK텔레콤의 지원 수준이 티유미디어의 신용도를 판가름하리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SK텔레콤은 올 3월 5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는데 추가적인 재무 지원은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이사회에서 일부 반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 올 초 유상증자에서 SK텔레콤의 지분율이 44%대로 상승했기때문에 증자 여력은 크지 않다. 지난해 1월 개정된 방송법에 따르면 위성방송 사업자에 대한 대주주 소유제한은 49%다.
결국 SK텔레콤의 영업적인 지원이 얼마나 효과를 거두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SK텔레콤은 티유미디어의 독자생존 방안으로 가입자를 적극 늘리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비싼 시청료를 낮추는 대신 유료채널을 늘리고 광고로 수익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에서 발을 뺄 경우 SK가 허가 사업인 방송산업에 다시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SK텔레콤의 적극적인 지원을 예상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국민 정서적 차원에서도 경쟁국가인 일본보다 먼저 사업을 철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면서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다각도의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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