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07월 11일 14: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아자동차가 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을 준비한 지 3개월 만에 대규모 원화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기아차 기피현상은 여전해 이번 채권 발행이 기아차에 대한 재평가의 기회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오는 7월 22일 2000억 원 규모의 원화채권을 발행한다. 만기는 3년이며 금리는 국고3년 수익률에 0.94%포인트를 더한 수준.
발행조건을 놓고 발행사와 인수사간 평행선을 겪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투자자 모집은 문제없이 끝났다. 이전에 발행했던 회사채보다도 가산 금리를 0.20%포인트 가량 낮췄다.
그 동안 기아차 채권은 실적악화와 재고 부담 등의 이유로 금융시장에서 저평가를 받아왔다. 같은 신용등급(AA-)을 보유한 회사채보다 높은 금리(싼 가격)를 얹어줘야 발행이 가까스로 성사됐다. 기아차가 지금까지 발행한 채권금리는 대부분 같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채권보다 0.25~0.35%포인트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증권사 관계자는 "투자자 모집이 쉽지 않아 기아차와 거래 관계가 있는 한 두군데 증권사에서만 채권 발행을 준비한 것으로 안다"며 "수수료를 9bp 가량 발행금리에 녹이고 증권사들이 일부 채권을 떠안았지만 발행금리 자체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라고 말했다.
기아차가 이번 발행에 성공했지만 금융시장의 불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금융시장에 접근하는 재무팀의 태도를 문제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발행회사에 비해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주관 증권사의 손실이 불가피 하기 때문이다.
한때 회사채 시장에서는 발행 채권을 6개월이상 보유할 능력이 없는 증권사는 주관사로 참여하지 말라고 했다는 소문이 나왔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기업 평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소매(리테일) 시장에 판매를 금지했다는 얘기도 시장에 급속히 퍼졌다.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기아차는 해외 재고부담이 늘어나면서 실적개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쉽지 않지만 재무팀이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고압적이어서 투자자들이 여전히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이번 채권을 발행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적개선을 내세워 회사채시장의 저평가를 해소하려던 기아차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판단한 투자자들간의 시각차이가 컸다.
실제로 기아차는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내내 같은 신용등급 수준의 가산 금리를 요구했지만 투자자들은 같은 등급보다 0.20%포인트 가량 높은 가산 금리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의 판매실적이 나아지고 있지만 재무상태가 아직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오지는 않았다는 투자자들의 판단 때문이다. 결국 지난 4월 말부터 회사채 발행을 준비한 기아차는 투자자 확보에 애를 먹으며 3개월여만에 겨우 발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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