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8년 08월 08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정밀화학이 3년만에 처음으로 채권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그룹 전반의 부실이 깊어지면서 채권 시장에서 외면받던 동부건설, 동부제철 등 동부 계열사들이 속속 공모채를 발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동부정밀화학이 지난 7일 발행한 510억원은 'BBB(안정적)'로 평가됐다. 등급이 소멸된 시점의 'BBB-'와 비교해 한단계 높은 수준이다.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BB+'에 준하는 금리에 거래되던 동부정밀화학의 신용도가 단기간에 급속도로 개선된 것일까.
"그룹 내 지배구조상 중요한 위치에"
동부정밀화학이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만기가 1년으로 금리가 8.2%에서 정해졌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8일 현재 회사채 'BBB' 등급 1년물의 수익률은 7.74%다. 동급의 채권들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의 금리가 적용된 셈이다.
그러나 'BBB-'등급 1년물인 8.65%보다는 낮다. 올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온 250억원의 공모채권이 투자부적격등급 취급 받던 것을 돌이켜보면 시장의 평가가 수개월전보다 다소 우호적으로 옮겨간 것이다.
김형호 아이투신 채권본부장은 "시장에 데뷔하는 기업들이 보통 금리를 높게 발행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적당한 수준에서 금리가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부정밀화학이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가운데 그룹의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동부정밀화학은 그룹의 비금융회사 가운데 주요 회사인 동부제철과 동부건설의 지분을 각각 14.7%, 9.95%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동부건설과 동부하이텍 지분의 추가 확보를 통해 그룹 안에서의 지위는 더욱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계열사 실적이 개선되는 추이에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동부제철은 원재료 가격 부담이 매출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2005년 3분기부터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롤마진 회복과 판가전가, 수출에 의한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면서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률 3.1%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동부하이텍은 올 상반기에 반도체 부문의 적자폭이 뚜렷이 감소하면서 전체적으로 소폭 영업흑자로 전환됐다.
또한 올 상반기 동부하이텍에서 분할한 동부메탈의 지분 매각과 유휴 부동산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자금이 유입될 경우 재무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동부하이텍 리스크는 여전
그러나 계열 전반의 재무 부담으로 작용해온 동부하이텍의 반도체 부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완전히 가시지는 않은 상태다.
장기적으로 반도체 사업부문의 영업실적이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할 경우에는 자금부담이 그룹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경영안정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올 초 실트론 지분 매각을 통해 280여억원이 유입되면서 순차입금은 줄었으나 차입금 부담이 여전히 과다한 수준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 3월말 현재 차입금은 813억원으로 2007년말 대비 230억원 늘었다.
이밖에 동부정밀화학의 매출액이 지난해 기준으로 1600억원 수준에 불과한데다 핵심 자회사인 동부제철과 같은 등급으로 값을 매기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계열사들의 영업실적에 따라 현금흐름이 불안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통상적으로 지주회사와 핵심 자회사간 한 노치 차이를 두는만큼 디스카운트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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