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은행 공백 메울 대안으로 뜬다 은행 신용위축 대안처 '주목'...은행채와 차별화 시도
이 기사는 2008년 09월 03일 13: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의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회사채 시장의 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은행의 신용 위축을 메울 대안으로 회사채가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은행채의 신용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차)가 사상 최대로 벌어진 것과 달리 회사채는 신용등급간 금리차에 큰 변화가 없다 신용위기라면 신용등급간 금리차가 벌어져야 당연한데 그런 조짐이 없다는 것이다. 은행의 신용 하락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의 신용에는 타격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은 2일 '은행대전 이후' 보고서에서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현저하게 낮아져 은행의 신용도 변화가 우리 주요 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며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가 회사채 기준금리를 끌어올리는게 문제라면 문제인데, 이것은 은행채와 회사채의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 잔액에서 건설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은행의 대출이 건설 부동산업에 집중돼 있는 것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회사채 시장의 부담이 적다. 우리나라 예금은행의 대출은 가계(45%)와 기업(55%)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가계대출의 3분의 2가 주택대출이며 산업 대출의 25.9%가 건설 부동산 대출이다.
윤영환·길기모 연구위원은 "수치상으로 부동산 거품붕괴의 부담은 은행권 가계대출이 더 커 보이지만 실제 대출회사에 부담을 주는 것은 건설 부동산 기업대출"이라며 "그 동안 회사채 시장은 은행의 건설 부동산 신용이슈와 차별적인 움직임을 보이며 회사채 시장 참가자들의 신용관리 역량이 성숙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신용평가시장의 역량은 더욱 성숙해야한다"고 꼬집었다. PF 우발채무의 총량이 아니라 리스크 부분만을 조정 반영하거나 우량 등급 건설사의 우발채무 검증을 간과한 것 등 아쉬움을 남겼다는 이유에서다.
회사채 유통 및 발행시장의 여건은 충족돼 있다.
이미 은행채와 회사채의 차별화는 국내외 자본시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은행채는 'AAA'나 'AA+' 등급 회사채 보다 저평가를 받고 있다. 신용스프레드가 치솟으면서 'AAA' 기업보다 발행금리가 더 높다. CDS(신용파산스왑)프리미엄도 더 높은 수준이다. 8월 말 시중은행의 CDS프리미엄은 217~231bp 였으나 신용등급 AAA인 삼성전자나 SKT의 CDS는 130bp를 넘지 않았다.
윤영환·길기모 위원은 "회사채시장에서도 은행채에 대한 인식이 단순한 수급 이슈를 넘어 신용이슈로 발전하고 있다"며 "은행채와 회사채의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은행의 신용위축과 신용도 변화가 국내 주요기업의 재무적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하다.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과 차입금 의존도가 현저하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이 은행 대출자금에 의존하는 규모도 낮다.
그러나 은행채와 회사채의 차별화를 위해서는 "적절하고 충분한 정책적 대응을 기반으로 회사채 시장이 먼저 성장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윤영환·길기모 위원은 "연기금의 회사채 투자나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을 유도하기 위해 제도나 법,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며 "펀드신용평가 도입과 펀드 표준약관의 보완도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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