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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 달러매수에 외환시장 '휘청' 5억달러 수요에 환율 폭등 .."상승 '추세' 확인한 것"

이승우 기자공개 2008-09-29 17:08:10

이 기사는 2008년 09월 29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날 하루동안 거래됐던 달러(약 70억달러)의 십분의 일도 안되는 수출보험공사의 5억달러 매수가 환율 폭등을 주도했다.

월말에는 수출기업의 환헤지와 관련된 달러 매수를 통상적으로 처리해오던 수출보험공사(이하 수보)는 순식간에 환율 폭등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의 빌미를 수보에 돌리기보다는 환율 추세 상승 과정에서 기대심리가 쏠려 폭등세가 재발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취약한 외환시장

29일 환율이 지난 거래일보다 높은 1169원으로 시작하자 외환딜러들은 당황했다. 미국 정부의 7000억달러에 달하는 금융회사 구제 법안이 지난 주말 어느 정도 합의에 도달했다는 소식으로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은 1170원과 1180원대를 순식간에 돌파했고 역외 세력을 비롯한 투기 세력들은 달러 사재기에 급급했다.

이 과정에서 수보가 시장평균환율(MAR)로 5억달러에 달하는 달러를 사들인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수보는 수출기업과 은행간 선물환 매도 중개를 해주는데 차액 결제 방식이라 선물환 매도 만기가 돌아오면 달러 매수를 통해 정산을 하게돼 있다"며 "이날 5억달러 가량을 MAR 수준으로 샀다"고 밝혔다.

5억달러 매수세에 당황한 딜러들은 달러를 더 샀고 환율은 한때 1200원대까지 폭등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5억달러 정도에 서울 외환시장 전체가 휘둘리는 것은 기대심리가 그만큼 위쪽으로 쏠려있는 방증이라고 해석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외화 조달이 안되고 달러를 팔려고 하는 쪽이 없는 상황에서 수보가 달러 매수 호가(비드)를 끌어모아 매수에 나서면서 심리가 급격히 쏠렸다"면서도 "결국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분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보유액을 풀어 대출을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은행권에 대해 외환당국이 강력한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서 외화 자금 사정 개선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기도 했다.

시중은행 딜러는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으로 대출을 해줄 수 없다고 강력하게 이야기 한 것은 실제 그러지 않겠다는 뜻과 더불어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서 그러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수급 개선 '난망'

환율 안정을 위해서는 경상수지 개선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가 늘어나야 한다. 그러나 글로벌 신용 경색이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금융회사를 통한 달러 공급도 계속 줄어들고 있다.

공모 채권 발행을 통한 장기 외화 조달은 이미 끊긴지 오래됐고 단기 시장에서도 높은 금리를 줘야하는 상황이다. 해외 IB들의 부실이 끊임없이 튀어나오고 있어 금융회사간 돈을 빌려주는 것을 극히 꺼리고 있기 때문. 이로 인해 정부가 현물환 시장과 스왑시장에 대규모 달러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이도 역부족이다.

수출을 통한 외화 끌어모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계적인 경기 침체 가능성에다 달러 무한 공급처로 여겨졌던 조선업체들의 외화 벌이도 시원찮아졌기 때문이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 팀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세계 경기 둔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우리나라도 수출에 타격을 입어 무역수지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하더라도 석유제품 수출이 오히려 감소해 수지 개선에 큰 힘이 못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딜러도 "장기 외화 조달이 안되는 상황에서 외화 운용이 안된다"면서 "이럴 경우 조선업체들이 수주를 해도 은행들이 선물환 매도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설명했다. 선물환 매도를 받아주기 위해서는 은행들도 그만큼의 달러가 필요하기 때문.

이 딜러는 "지금 환율을 전망하는 건 무의미하다"며 "미국 시장이 빠르게 회복이 되면서 금융회사간 돈을 빌려 주고 받을 수 있는 신용이 회복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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