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證, 2000억원 긴급자금 수혈 하나銀·외환銀서 7%대 금리로 각 1000억원 조달
이 기사는 2008년 09월 29일 19: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먼 사태에 따른 자금경색으로 유동성 문제에 시달려 온 신영증권이 2000억원의 자금을 긴급 조달했다.
이달초 하이닉스 전환사채(CB) 미청약분 1500억원 어치를 자체 자금으로 인수한 신영증권은 갑작스런 리먼 사태로 증권사 콜차입이 끊기는 등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영증권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에서 각각 1000억원을 담보대출 형식으로 차입했다. 차입기간은 1개월에서 6개월까지 상당히 짧다. 신영증권측은 담보물건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하나은행에서 6개월간 7.71%, 외환은행을 통해 내달 29일까지 한달간 7.00%의 금리로 각각 돈을 빌렸다. 이날 CD 금리가 5.82%인 점을 감안할 때 1.2~1.9% 가량 가산된 금리를 지급했다.
한달 전쯤 은행 내부신용등급으로 BBB급인 중소기업이 담보를 제공했을 경우 7~8%의 금리가 적용됐다. 한달새 은행채 스프레드가 확대되긴 했지만, 기업신용등급(A+)으로보나 규모로보나 7%대의 금리가 과하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신영증권이 이처럼 은행권을 통해 급하게 자금을 빌린 배경은 하이닉스 CB 미청약분 인수로 인해 유동성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리먼 사태로 인해 국내 자금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콜차입마저 막혀버리자 은행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이다. 신영증권은 약 6000억원 가량의 자체 북(Book)을 운용 중이지만 하이닉스 CB 매입으로 투자재원이 이미 소진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하이닉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인수 물량 재매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 1만9350원으로 마감한 하이닉스 주가는 전환가 2만4960원을 크게 밑돌고 있어 전환 메리트가 낮은 상황이다.
신영증권 관계자는 이번 차입과 관련 "담보 사항에 대해서는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월말 자금 수요를 앞두고 단순 자금 확보차원에서 차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 대출' 수준이라는 혹평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조달 자체에 의의를 둬야 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발행 자체가 막혀버린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2000억원 규모를 외부 조달한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할 부분이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곧 신영증권의 유동성이 그만큼 악화됐다는 방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영증권이 하이닉스 CB 인수로 자금이 묶여버리자 은행권을 통해 고금리 자금을 빌린 것"이라며 "신영증권이 리먼 사태에 따른 후폭풍에 노출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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