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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겉모습은 '우량', 내실은 '글쎄' 재무구조 안정적.. 3년 연속 영업손실, PF지급보증 '부담'

정호창 기자공개 2008-10-07 11:32:54

이 기사는 2008년 10월 07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제표상 나타난 LIG건영의 겉모습은 요즘 보기 드문 '우량 건설사'다. 재무구조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LIG 그룹이라는 든든한 '배경'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속'까지 꽉 채우지는 못했다. 3년째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최악의 경우 우발채무로 돌변할 위험이 있는 지급보증액 규모도 적지 않은 수준이다.

'회사정리'란 아픈 과거를 잊고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공격적 행보를 서두른 탓이다. 잠시 숨 고를 '여유'가 필요해 보인다.

◇ LIG그룹 편입으로 재무구조 안정

LIG건영은 1977년 건영주택으로 설립돼 1990년대 중반 도급순위 21위를 기록하는 등 급격히 성장했으나, 무리한 사업확장과 건설경기 저하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1997년 회사정리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2006년 10월 LIG 그룹에 편입되면서 2007년 회사정리절차 종결과 함께 상호를 LIG건영으로 바꾸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LIG 그룹에 편입되며 발생한 유상증자(2870억원)를 통해 재무클린화가 이뤄져 자본구조 및 재무안정성은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2005년까지 200%를 넘던 부채비율은 2006년 56.3%로 급격히 떨어졌고,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32.5%에 불과하다. LIG 그룹 편입 직후 1235억원에 달하던 차입금도 지난해 대부분을 상환해 무차입에 가깝다. 올 상반기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200억원을 단기차입했지만 현금성 자산을 85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현금유동성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다.

◇ 3년 연속 영업손실 '부담'

하지만 양호한 재무구조와 LIG 그룹의 후광효과에도 불구하고 2006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영업적자는 부담스럽다.

2006년의 영업손실은 회사정리절차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못한 결과라 하더라도, LIG 그룹에 편입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2007년과 올 상반기의 영업손실은 이해하기 어렵다.

특히 올 들어 지난해에 비해 매출원가율이 3% 이상 낮아졌음에도 불구, 영업손실률이 2% 이상 올라간 점이 눈길을 끈다. 공사원가가 줄었는데 손실폭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커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금흐름도 나빠졌다. LIG건영은 지난해에도 33억여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00만원 가량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25억여원의 영업적자와 함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도 3400만원 이상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관계자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회사가 탈바꿈하면서 조직구조 개편, 인력 확충, 전산시스템 구축, 브랜드 런칭에 따른 마케팅 활동 등에 초기투자비가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곧 해결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내 건설경기 침체의 끝과 회복 시점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속된 영업적자의 연결고리'가 이 관계자의 예상처럼 쉽게 끊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의 금융시장 동향을 고려한다면 국내 건설경기는 오히려 앞으로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시장 전문가들은 LIG건영에 대해 "지금은 투자보다 생존이 우선인 시기"라며, "공사원가와 판관비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해 빠른 시간 안에 영업적자 기조를 벗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지급보증규모 단기 급증 '우려'

올 들어 두 배 이상 급증한 지급보증액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LIG건영의 지급보증액은 지난해 말 5037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1912억원으로 늘었다. 시공사에 보증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액이 늘어난 것이 결정적 원인이다.

상반기 기준 시공사에 보증한 PF 지급보증액은 7350억원으로 지난해 보다 5361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PF 지급보증액 1989억원의 세배 가까운 금액이 단 6개월만에 늘어난 것이다.

회사 측은 "회사 정상화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수주에 나서다보니 짧은 기간에 지급보증액이 늘었으나, 사업장 대부분의 입지가 좋아 미분양 우려가 낮고 지급보증액 규모도 통제 가능한 양호한 수준에 있어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고자 내부규정을 통해 PF 지급보증액이 자기자본 대비 300%를 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며 "이미 2조원 가량의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기에 앞으로는 PF 지급보증이 필요하지 않는 물량을 선별 수주해 수위조절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기준 LIG건영의 자기자본이 3400억원대이므로 1조원까지의 PF 지급보증액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10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1500억원의 차입여력이 있어 우발채무로 인해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LIG건영의 PF 지급보증액 규모에 대해 "양호한 편이나, 지나친 자신은 금물"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LIG건영의 사업이 대부분 주택건설분야에 집중돼 있고 언제, 어디서 '미분양'과 '분양 포기' 사태 등이 발생할 지 모르는 최근의 건설시장 동향 등을 고려하면, 자신있게 '문제없다'고 주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지적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2~3년 뒤 국내 건설시장의 상황이 양호하다면 LIG건영의 공격적 수주가 '가시적 성장'으로 나타나겠지만, 반대로 지금보다 더 얼어붙은 시장상황이 나타난다면 엄청난 우발채무의 늪에 빠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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