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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조원 회사채 발행 추진 샌디스크 인수 등 자금조달 필요..시장 동향 파악 등 준비 한창

황철 기자/ 김동희 기자공개 2008-10-07 15:09:30

이 기사는 2008년 10월 07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계열사인 삼성증권에 시장 분석을 요청하는 등 사전 준비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본격적인 수요조사(태핑:tapping) 단계에 이르진 않았지만, 발행 성사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의 회사채 발행은 규모에 관계없이 그 사실 자체가 대단한 사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무차입경영을 선언한 후 한차례도 회사채를 발행한 적이 없다. 지난해에도 발행을 검토했지만 중도에 계획을 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회사채 시장 복귀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다고 보고 있다. 오히려 너무 늦었다는 반응이다. 업종 특성상, 수조원대의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한데다 최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세계 최대 플로피메모리카드업체 ‘샌디스크’ 인수를 위해서도 6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말 현재 6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산스(usanse) 등 만기미도래 매각채권을 감안할 경우 실제 동원 가능한 현금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자금수요 급증, 발행 이유 충분

현재 삼성전자의 회사채 발행 의지는 어느 때보다 강해 보인다. 지난해 발행을 추진하다 중단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삼성증권 채권부서는 삼성전자의 요구에 따라 회사채 시장 동향, 발행 여건 등을 분석해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7일 “삼성전자가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로 봐서 발행 가능성은 60% 이상으로 판단되며, 지난해 검토 단계에서 포기했을 때와는 의지가 달라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른 삼성증권 관계자 역시 “채권 발행과 관련 투자 제안서를 제출한 것은 아니지만 회사채 시장에 대한 자료를 보내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한 것은 지난 2001년 10월 5000억원이 마지막이다. 그러나 내·외부적 상황은 갈수록 외부차입의 필요성을 키우고 있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와 LCD(액정표시장치)는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자금이 필요한 부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대규모 투자를 통해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애용하고 있어 적기에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느냐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또 세계 주요 IT기업들과 비교해 삼성전자는 현금성 자산이 너무 적다는 지적을 받아 와다. 현재 연간 매출액대비 10% 정도에 불과한 6조원대의 현금성 자산으로는 언제든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금융기관에 매각한 매각채권 중 만기미도래분 4조2000여억원을 감안할 경우, 가용자금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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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환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처럼 상시적 투자가 필요한 업종에서는 위험 관리를 위해 매출액 대비 현금성 자산 규모가 최소 20% 이상을 유지해야 하고, 미국 주요 IT업체들은 매출액 대비 4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며 “실질적 단기채무인 유산스 등의 규모를 감안하면, 삼성전자의 6조원대 현금으로는 유동성에 한계를 드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 최대 플래시메모리카드업체 ‘샌디스크’ 인수까지 성사되면, 어떤 형태로든 외부차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샌디스크 인수와 관련, 자체 보유 현금과 외부 차입을 통해 전액 현금으로 6~7조원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신디케이트론, 회사채 발행 등 가용할 수 있는 차입 수단을 모두 동원할 공산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회사채 시장에 미칠 영향은?

이번 채권 발행이 성사될 경우, 국내 회사채 시장에 미칠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초우량 기업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라는 점만으로도 회사채 시장을 뒤흔들만한 재료임에 분명하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채권시장의 대혼란을 야기할 재료라는 데 의견을 함께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AAA등급인 포스코와 KT도 대규모 채권 발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비우량채 소외 현상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최근 회사채 시장은 주간 발행 물량이 1조 원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있다"며 "MMF 환매 등으로 투자할 자금도 턱없이 모자라 삼성전자 채권과 같은 초우량 인기상품이 나올 경우 다른 채권에 투자할 여력은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채권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 또한 크다. 초우량 채권의 등장으로 침체된 회사채 투자 심리를 살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은행채와 우량 등급 회사채의 신용스프레드 역전을 가속화해, 금융채와 회사채를 차별화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윤영환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채권 발행이 단기적으로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회사채 시장 발전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며 “관건은 삼성전자가 시장에 시그널(신호)을 언제쯤 줄 것이냐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또 “발행에 앞서 6개월 정도만 시간을 준다면, 시장에서 충분히 대비해 큰 혼란을 겪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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