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CP 상환 골치 아프네' 현금상환 vs 차환 발행 '고민'...10일 3000억 만기
이 기사는 2008년 10월 09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조선해양(DSME)의 유력한 인수 후보인 포스코가 오는 10일 만기 돌아오는 3000억 원의 기업어음(CP) 처리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각종 해외투자와 대형 인수합병(M&A)를 앞두고 있어 현금상환보다 차환발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최근 이자비용이 커져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9일 "만기 도래하는 CP를 차환발행할지, 현금상환할지 아직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가산금리가 급등한 것이 만기를 하루 앞두고도 상환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이유.
실제로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포스코의 3개월짜리 CP 평가수익률은 6.40%로 지난 7월 보다 0.79%포인트 높아졌다. 불과 3개월새 이자 비용만 23억 원 이상 늘어난 셈.
리먼 사태 등으로 신용경색이 심각해지면서 CP투자가 자취를 감춘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이자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은행권 CP 매니저는 "포스코가 초우량 기업이지만 공사가 아니어서 일반 CP금리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민평금리가 실질금리를 따라가 주지 못해 포스코는 3개월 기준으로 6.90% 이상은 줘야 발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주요 공사의 CP는 6.20%에 발행되고 있지만 일반 A1 등급 기업의 CP는 발행금리가 7.10%까지 높아진 상태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한 것이 긍정적이지만 CP시장으로 온기가 전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해 당장 발행에 나서야 하는 포스코가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리기도 사실상 쉽지 않다.
포스코는 이같이 CP 차환 발행이 부담스럽지만 그렇다고 현금 상환을 결정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
해외 광산 투자와 DSME 인수전 참여 등으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현금을 아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SME인수가 확정될 경우 약 2조~3조원 규모의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해야 돼 가급적이면 현금 사용을 자제해야한다. 대형 M&A 이후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기업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를 고려할 때 자체 자금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인수후보선정에도 유리하다.
물론 포스코는 현금으로 3000억 원 규모의 CP를 상환할 능력은 충분하다.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3조5000억원을 유지하고 있고 순영업현금흐름 또한 분기당 1조2500억원 수준의 잉여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월 초에는 만기 돌아오는 5억 달러 규모의 교환사채(EB)와 회사채를 발행하는 데 성공,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최근에는 유럽계 은행으로 부터 재무적 투자 형태로 1조원의 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한편 포스코측은 "지난 7월 11일 발행한 CP는 DSME 인수전 참여를 위한 재원 용도가 아니다"고 밝혔다.
당시 CP시장에서는 포스코가 DSME 인수를 위해 CP를 발행했다고 알려졌다.
인수 후보를 선정할 때 보유 예금 등이 많아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CP를 발행해 예금으로 넣었다는 것. 포스코는 CP를 발행하고 한 달 가량 흐른 지난 8월 27일 DSME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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