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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의 꽃놀이패 '주식매수청구권' STX팬오션 등 청구하면 유상감자 회수액 급증

현상경 기자/ 민경문 기자공개 2008-12-09 11:26:19

이 기사는 2008년 12월 09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렌터카를 대한통운에 영업양수도시키면서 제공한 주식매수청구권이 대한통운 인수자금(4조1000억원) 회수의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 STX팬오션 등 다른 대한통운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금호가 내년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통해 회수할 자금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대한통운은 지난 10월말 금호렌터카의 렌터카사업 전체 영업양수를 결정하면서 대한통운 주주들에게 이달 12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상법(374조의2)과 증권거래법(191조)에 따르면 기업합병, 영업양수도 등 주주이익과 관련 있는 결정이 있을 때 이에 반대하는 주주는 회사에 적정가격에 자신의 보유주식을 사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대한통운의 경우 금호의 인수 이전부터 구주를 보유한 골드만삭스(10.37%), STX팬오션(5.89%), 서울보증보험(4.02%), 캠코(2.85%), 기타 소액주주(11.20%)등이 이에 해당된다.

매수청구금액은 주당 8만9205원. 증권거래법에 따라 이사회결의일(10월30일)이전일부터 과거 2개월, 1개월, 1주일 종가 거래량을 가중산술평균한 값으로 결정됐다.

얼핏 보면 골드만삭스나 STX팬오션 등 구주 보유자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내년 3월이후 금호가 대한통운 유상감자을 실시할 때는 이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가 신주인수 형태로 대한통운을 사들일 때 주당 매입가격은 주당 17만1000원. 대한통운에 '저축'돼 있는 4조원대 인수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금호로서는 시장이 예상해 온대로 유상감자 가격을 주당 13만원대 중반 이상을 매길 것은 뻔해 보인다.

구주 보유자들은 그때까지 기다리면 주식매수청구가액보다 적어도 1.5배 가량 높은 가격에 지분을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개별 주주들의 주식매입 단가에 따라 사정은 조금 달라진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2006년 6월부터 작년 초까지 대한통운 지분을 사들인 가격은 주당 주당 8만원대 중반~10만원대에 달한다. 주당 8만9205원의 주식매수청구권은 당연히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이다. .

STX팬오션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2005년 10월 주당 6만9900원대에 대한통운 주식을 사들였다.

STX팬오션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응할 경우 받을 돈은 2101억원 정도다.

반대로 STX팬오션이 주식매수청구권에 응하지 않고 대한통운이 유상감자(주당 13만6500원에 50%)를 할 경우. STX팬오션은 보유지분 절반을 없애면서 1607억원 가량이 생긴다. 배당세 (차액의 16.5%)37억원 가량을 제외하면 수익은 1570억원 가량을 손에 쥔다.

남은 절반의 지분은 블록딜 형태로 처분하거나 장내매도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잘 받아야 1000억원 이상을 벌 수있다. 총 수익은 2500억~2600억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때오 비교해 300억원 정도를 더 벌 수 있다.

그러나 대한통운이 유상감자 비율을 얼마나 할지 알수 없다. 또 유상감자 이후 남은 잔여지분의 매력이 떨어져 처분이 쉽지 않다. STX팬오션 입장에서는 단번에 수익을 확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검토할 만하다는 의미다.

오히려 금호 입장에서는 다른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요청하는 게 중장기적으로 '달가운' 일에 해당된다. 당장은 단기적 현금부담이 생기지만 한 달만 지나면 대한통운 유상감자로 거둬들일 자금이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STX팬오션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주면 금호그룹은 내년 2월까지 2101억원이 필요하다. 주식매수청구기간 종료일(2009년1월2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금액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1개월 뒤면 금호는 대한통운 유상감자를 할 수 있다. 역시 주당13만6500원, 50%유상감자를 가정할 경우 유상감자로 1조6881억원을 회수한다. 아울러 STX팬오션으로부터 사들인 지분을 시장에 내다팔면 또 1000억원을 더 벌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을때와 비교해 적어도 2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더 나는 셈이다. 게다가 지분율이 늘어난 만큼 유상감자 비율을 더 높일 수도 있는 장점도 있다.

이는 금호 입장에서는 유상감자로 구주주들에게 줘야할 자금은 최소화하면서 대한통운 인수자금 회수액을 극대화하는 방법이 된다.

일각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금액이 너무 많을 경우 재무적 부담이 크다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경우는 영업양수도의 '계약해제 조항'을 이용, 양수도 계약 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

대부분의 합병, 영업양수도 거래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한도액을 설정, 이를 넘어서면 거래를 무산시키는 조항을 담아놓고 있다. 최근 합병이 무산된 LG이노텍과 LG마이크론 역시 합병계약서에 적시한 주식매수청구금액 한도액(500억원)이 넘어섰기 때문이다.

금호는 대외적으로는 사업시너지 확대를 이유로 금호렌터카를 대한통운에 영업양도 했지만 업계는 실질적으로 대한통운 인수자금 회수가 목표라고 봤다. 이는 대한통운 인수당시부터 예견됐던 과정이기도 하다.

결국 금호는 상법상 규정한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 여타 주주들에게는 고민해야 할 카드는 던지면서 스스로는 리스크가 거의 없는 자금회수 방안을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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