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진도F&의 추운 겨울 계속된 인수무산으로 매출 급감, 기업가치 하락

전병남 기자공개 2008-12-22 15:56:23

이 기사는 2008년 12월 22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도F& 매각이 해를 넘기도록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지지부진하고 있다.

11월 7일에 입찰을 마감하고, 3일 안에 우선협상자를 선정하려던 계획은 무기한 연기됐다. 임오통상이 단독으로 네 번째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C&측은 임오통상에 공식적인 우선협상자 선정 통보도 하지 않은 상태다.

매각은 왜 지연되고 있을까. 시장 관계자들은 C&의 욕심과 대주단의 실기를 지적한다.

현재 진도F&은 모회사 C&의 워크아웃 개시 이후 씨앤구조조정유한회사로 의결권이 넘어갔다. 우리은행, 금호생명, 금호종금, 제일상호저축은행 등이 대주단을 구성하고 있다.

세 번이나 매각이 무산되면서 450억 원 이상은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당초 기대도 사라졌다. 임오통상이 본입찰 때 제시한 금액은 300억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초 진도F& 매각이 개시됐을 때 기원실업-크레인파트너스측은 400억 원에 가까운 인수가를 제시했다. 동종업이라는 점과 모피시장 1위 브랜드 가치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양측은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하지만 C&의 임병석 회장이 "500억 원 밑으로는 팔지 않을 것"이라며 딜을 무산시켰다. 시장을 중심으로 "C&이 딜을 깼다"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후 보해양조, 코아FG와 차례로 협상을 벌였지만 C&의 눈높이를 맞추긴 어려웠다. 우선협상자 선정 후 매각이 무산되는 악순환이 계속됐다.

임오통상과 인수협상을 벌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임오통상은 코아FG가 진도F& 인수를 포기한 직후 매각주관사를 찾아 "비공개 입찰 형태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인수조건도 현재의 입찰내용보다 후했다. 하지만 C&과 매각주관사측이 "공개 입찰로 M&A를 진행할 예정이니 그때 참여하라"며 거절했다. 인수 후보를 더 끌어들여 몸값을 높여보겠다는 생각이었지만, 결국 임오통상만 당초 제시가보다 낮은 금액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결과를 낳았다.

매각이 지지부진한 사이 진도F&의 기업가치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 19일, 진도F&은 외환은행에 담보로 잡혀있는 경기도 화성의 4만7824㎡의 토지와 건물 21동에 대한 공매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화성 부동산은 진도F&의 보유한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아왔다. 매각과정에서도 인수후보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외환은행은 최저입찰가로 332억 원을 제시했다. 3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매물의 300억 원대 자산이 분리 매각되는 셈이다.

외환은행은 그동안 대주단에 대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대주단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시장 관계자는 "화성의 토지가 분리 매각될 경우 진도F&의 매물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진도F&은 올해 재고가 없어 영업을 사실상 종료했다. 현재 재무제표에 잡혀있는 재고는 모두 구제품이다.

모피제품의 성수기는 겨울이다. 모피업계는 일반적으로 겨울에 매출을 높여 한 해를 나는 형태로 회사를 운영한다. 진도F&의 경우 신규투자가 중단된 채 구제품만 팔다보니 매출이 크게 줄었다. 브랜드 파워만으론 역부족이었다.

비수기를 견디기 위해 만든 브랜드 '우바'도 백화점에서 철수를 시작했다. 재고가 없어서다. 우바는 지난 해 진도F& 매출의 20%를 책임진 2대 브랜드다. 지난 해 200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우바의 2008년 매출은 70%정도가 줄었다. 40여 명의 우바 직원들도 정리해고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진도F& 관계자들은 대주단이 M&A를 성사 시키거나, 매각의사를 접고 진도F&에 대한 투자를 재개해주길 원하고 있다. 한 직원은 "지금 이대로 있다가는 최악의 경우 부도가 날 수도 있다"며 답답해 했다.

대주단과 임오통상은 지난 주말부터 본격적인 매각 논의를 시작했다. 대주단은 올 해 안에 매각을 끝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인수지분에 대한 견해차가 상당해 매각작업이 내년 초까지 이어지거나 협상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