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PE 줄지어 엑시트 ①승자의 재앙 · 딜 중단 현상...'크로스보더' 18% 차지
이 기사는 2009년 01월 04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상반기 활기를 띠던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로 하반기에 침체로 돌아섰다.
국내외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인수금융이 힘겹게 마무리 되는가 하면 새로운 ‘주인 찾기’에 애를 먹는 기업이 많았다. 개별 딜로는 대한통운과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양대 메가딜이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수페리어에식스 등 크로스보더 딜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4분기 접어들며 산업 전방위로 구조조정 이슈가 불거졌지만 정작 매물출현(업커밍)까지는 더딘 행보를 보였다. 대우일렉트로닉스·쌍용건설처럼 힘겹게 우선 협상자를 구했지만 무산되는 딜도 유난히 많았다.
더벨이 집계한 2008년 M&A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완료(Completed)' 기준으로 지난해 M&A 거래금액은 총 23조1661억원(88건)으로 집계됐다.
1분기에 전체 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11조4615억원(25건)이 성사됐으며 하반기 들어 침체조짐이 완연했다. 발표(Announced) 기준으로도 지난 1, 2분기 각각 7조원대를 기록하던 M&A 거래금액은 3분기 들어 1조원대로 급감했다.
4분기에 다시 8조원대로 회복됐지만 대우조선해양(6조3000억원)에 따른 효과가 컸다.
지난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에 진출했던 해외 사모펀드(PEF)들이 마지막으로 대대적인 엑시트(EXIT)에 나선 점이다.
올해 완료된 딜 가운데 상위권을 차지한 하이마트(1조9500억원), C&M(1조4600억원), 하나로텔레콤(1조1000억원), 만도(6500억원) 등이 이에 해당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KEB), 어피니티의 페이스샵 등은 매각에 실패하며 다시 타이밍을 살피고 있다. 국내외 사모펀드들의 바이아웃(노스케스코그코리아, 두산테크팩, 타이완브로드밴드) 움직임도 비교적 활발했다.
2008년 두드러진 움직임 가운데 하나는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했던 기업들이 인수 매물을 다시 내놓았다는 점이다.
‘승자의 재앙’에 시달리다 매각에 나선 대표적인 기업은 이랜드. 이랜드는 리파이낸싱 딜이 무산되면서 결국 홈에버(2조3000억원)를 삼성테스코에 매각했다.
올 상반기 최대 빅딜인 대한통운을 인수한 금호그룹과 하이마트를 집어삼킨 유진그룹도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며 계열사인 금호생명과 유진투자증권을 각각 매물로 내놓았다. 이밖에 C&그룹은 내놓은 매물마다 M&A가 실패하면서 결국 워크아웃과 청산의 기로에 처하게 됐다.
자발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에 돌입한 기업들도 있었다. 지난해말 두산그룹은 테크팩과 두산주류BG 2곳을 잇따라 매각, 9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며 M&A 선수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CJ도 그룹 내 유일한 금융계열사 였던 CJ투자증권과 자산운용을 현재로선 상상하기 힘든 고가(7480억원)에 현대중공업에 패키지로 매각했다.
정부나 채권단이 매각하는 퍼블릭 딜은 줄어든 반면 개별 기업이 주도하는 프라이빗 딜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크로스보더에 대한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국내·외 악화된 외화조달 여건에도 불구하고 LS전선(수페리어에식스), STX(아커야즈), 국민은행(뱅크센터크레딧), 동원그룹(스타키스트) 등이 크로스보더를 성사시켰다. 지난해 크로스 보더 M&A 규모는 4조원을 웃돌며 전체 M&A의 18.37%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중단(break)되는 딜도 유난히 많았다. 대우일렉트로닉스를 비롯해 새한미디어,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쌍용건설 등 무산 이유는 조금씩 다르지만 리만브라더스 파산 이후 급격한 금융시장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하반기 최대 빅딜인 대우조선해양도 클로징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결론적으로 2008년 국내 인수합병 시장은 외환위기 이후 출현한 매물들이 부분적으로 남아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로 구조조정 대상 기업이 늘어나는 특징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동부, 한화 등 대기업들과 STX, 유진 등 중견 그룹들이 보유한 매물이 올 상반기 M&A 시장에 출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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