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2009년 01월 20일 09: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하기 어려운 AA등급 회사채 대신 A등급 회사채를 편입할 것인가?
새해 들어 국고채3년 금리는 추가 금리인하의 여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불안감과 수급 불균형으로 20bp가 반등했다. 그래도 금리수준이 3%대 중반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기간 3년만기 은행채와 AA-등급 회사채 금리는 각각 86bp와 44bp가 하락했다. 특히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의해 간접지원을 받은 카드채와 CP금리는 각각 148bp(3년 기준)와 155bp가 폭락했다. 신용스프레드도 크게 축소되었다.
2008년 10월말 335bp까지 확대되었던 3년 기준 은행채 스프레드는 두달 반 사이에 100bp 내외로 좁아졌다.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기피했던 공사채 스프레드는 256bp에서 70bp대로 좁아졌다.
AA등급 이상 우량등급 회사채는 2008년 4분기와는 상황이 180도 역전되었다. 투자자들은 원하는 만큼의 회사채를 구하지 못해 조바심을 내고 있고, 아무리 높은 금리를 지급해도 발행 자체가 어려웠던 기업체는 느긋하게 태핑 금리 하락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는 사이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묻지마 회사채 투자의 행태마저 나타나고 있다.
너무 빠른 신용스프레드의 축소에 투자자들도 당황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동성 경색에 대한 공포가 사라지면서 여전히 7%대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AA등급 이상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결산기 이후 보험사 등 기관의 매수여력 증가와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의한 심리호전, 수신 증가에 따른 은행채 발행압력 완화 등 크레딧물에 대한 수급이 개선되었다. 건설 및 조선업의 구조조정 일정과 심사기준이 발표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축소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A등급 이하 회사채와 특히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스프레드 축소는 과도하다. 이들 기업의 펀더멘털이 달라진 것은 없다. 특히 AA등급 수준의 재무건전성과 경기대응력을 확보하지 못한 A등급 업체는 자금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신인도를 보유하고 있어 정부정책 대상에서는 비켜져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융비용과 차환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은행권의 저 등급 잠재 부실채권 상각과 건설/조선/반도체/자동차 등 업종의 구조조정을 통한 불확실성 해소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비로소 A등급 업체에 대한 자금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A등급 회사채는 시가평가상 가격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 위험요인이다.
구조조정이 소극적이거나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못할 경우 금융기능 정상화는 지연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지금처럼 신용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기업이 도산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가 A등급 이하 크레딧물에까지 열광하고 있는 사이, 씨티그룹은 5분기 연속 적자로 허우적거리고 있고, 메릴린치를 인수한 BOA는 대규모 분기손실로 200억달러의 추가자금을 지원받기로 했다. 그런 가운데 전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들이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미 현대차 등의 신용등급은 하향조정 되었다. 아직 경기침체와 재무건전성에 대한 리스크는 진행형이다.
아직 7~8%대 금리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회사채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대출금리의 하락을 이끌어낸 당국의 정책여력은 향후 회사채 시장에 집중될 것이다. 그러나 회사채의 경우 등급별로 시각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
수년간 회사채에 투자하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AA등급 이상 회사채를 구하지 못해 A등급 회사채에 손을 대고 있는 모습은 불안하다. 채권형펀드 수탁고도 뒤늦게 증가 중이다.
AA등급 이상 회사채는 여전히 좋아보이지만, 대안으로서 A등급을 무차별 편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꼭 A등급 회사채를 편입해야 한다면, 만기보유를 전제로 할 때 1) 여전사 중 신인도가 우량한 카드채와 2) 에너지, 식품, 제약, 통신 등 경기방어산업이면서 재무건전성이 우수한 일부 A등급 회사채로 투자대상을 최소화 해야 할 것이다.
2000 ∼ 04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채권애널리스트
2004 ∼ 05 동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애널리스트
2005 ∼ 08 삼성투신운용 채권 Strategist/운용역
2008∼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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