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2월 20일 11: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라임그룹의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 지분 매각이 기정사실화되며 매각 가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라임그룹이 가진 한컴 지분은 677만여주(29.37%)다. 프라임그룹은 2003년부터 4년 간 유상증자와 장내매수를 통해 현재의 지분을 확보했다.
지분 확보에 쓰인 돈은 총 390억여원. 2006년 프라임저축은행 보유 지분 장내매도 등으로 회수한 40억원을 제외하면 실제로 투자된 자금은 350억여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렇다면 현재 프라임그룹이 가진 한컴 지분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지난 3분기(7월1일~9월30일) 분기보고서상 한컴의 순자산규모는 952억여원. 2008년 말 기준 소프트웨어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배율(PBR) 0.93배를 곱하면 총 885억여원이 된다.
여기에 프라임그룹이 가진 한컴 지분(29.37%)을 전량 인수한다고 가정했을 때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외한 단순 매각가는 260억원 정도가 된다.
프라임그룹의 지분 매입총액(350억여원)은 물론 20일 종가(주당 4500원)로 따진 주식가치 305억여원보다도 낮은 가격이다. IT 버블 붕괴 이후 소프트웨어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꾸준히 낮아져 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종 대표주인 안철소연구소의 PBR도 1.0배 수준이다. 현재 한컴의 PBR은 0.7배 수준으로 업계 평균보다 낮다.
다만 고정비가 낮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소프트웨어업계의 특성을 반영해 주가순익비율(PER)로 계산하면 지분 가치는 다소 높아진다.
2008년말 기준 한컴의 주당순이익은 522여원. 업종 평균 PER 11.9배를 곱하면 주식 1주의 가치는 6215원이 된다. 여기에 프라임그룹의 보유 주식 수를 곱하면 421억원 정도라는 계산이 나온다.
단순 지분 매각만으로는 투자 원금 정도만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다. 결국 프라임그룹이 한컴 매각으로 이익을 남기려면 경영권 프리미엄을 어느 정도 붙일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2007년 말 기준으로 한컴의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 점유율은 18.0%다. 마이크로소프트(82.0%, 이하 MS)에 크게 뒤쳐져 있다. 하지만 또 다른 경쟁자가 없기 때문에 경쟁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은 장점이다.
황준호 대우증권 연구원은 "한글(한컴)과 워드(MS)는 국내 시장에서 상호 보완적인 성격이 강하다"며 "한컴의 시장점유율이 낮긴 하지만 '안정적인 과점체제'이기 때문에 충분히 프리미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국 한컴의 프리미엄 규모는 올해부터 본격 시작할 신사업의 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한컴은 지난해 10월 인터넷 기반 오피스 서비스인 '씽크프리'를 모바일 영역으로 확장하는 '모바일 씽크프리'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운영체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최경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결국 모바일로 대표되는 한컴의 신사업 가치를 얼마나 높게 평가하느냐가 경영권 프리미엄의 규모를 가를 것"이라며 "프리미엄은 인수사마다 다르게 평가할 수 있으므로 현재로선 정확한 매각 규모를 계산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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