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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그룹 구조조정 '건설 빼고 다 판다' ①사옥·한컴·프라임銀 등 매각 추진...건설그룹 변화 모색

길진홍 기자/ 민경문 기자공개 2009-02-27 15:03:40

이 기사는 2009년 02월 27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라임그룹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2008년 4월 신도림 테크노마트(사무동)를 처분한데 이어 구의동 사옥과 한글과컴퓨터, 프라임저축은행 등 계열사 매각을 잇따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금융, 정보·통신, 문화사업 등으로 확장된 그룹 영역을 축소, 동아건설-프라임개발-삼안을 축으로 하는 건설그룹으로의 변환을 모색하고 있다.

프라임그룹은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국내외 IB를 자문사로 선정,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라임이 이처럼 구조조정에 나선 것은 동아건설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한류우드 등 대형 개발사업 자금 소요, 계열사 차입금 상환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비자금 의혹..구의동 사옥 매각 결렬

프라임그룹의 구조조정은 2008년 동아건설을 인수(6780억원)할 때부터 예견돼 왔다. 프라임이 동아건설 인수에 투입한 자기자금은 불과 780억원. 6000억원에 이르는 외부 조달자금 비용을 매달 부담하기는 벅찬 일이었다. 2006년 경기도로부터 사업 주관사로 선정된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우드) 1구역도 매년 시설 투자비용이 쌓이고 있었다.

이에 대해 프라임 관계자는 "물밑에서 나름대로 대응했다"고 전했다. 프라임은 지난해 그룹 성장 신화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구의동 사옥을 비롯한 신도림 테크노마트(사무동) 등의 보유 자산을 시장에 내놨다. 본사 사옥과 신도림 테크노마트 매각으로 최소 5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산 매각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2008년 4월 싱가포르 투자회사인 아센다스가 2800억원을 들여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인수했다. 이는 업계 예상 금액을 200억~300억원 웃도는 가격이었다. 프라임은 매각 협상 과정에서 리스백 조건을 달아 임대료(3.3㎡당 6만원)를 주변 시세보다 높게 책정, 매각 금액을 끌어 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프라임은 곧바로 구의동 사옥 매각에 들어갔다. 구의동 사옥은 입지 여건이 좋아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프라임은 인수의향자 가운데 KB부동산신탁을 우선매각협상대상자로 선정, 2008년 8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는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다. 본계약 체결을 며칠 앞두고 프라임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그룹 오너가 검찰 수사대상에 오르면서 인수 자금을 대기로 약속했던 에쿼티 투자자들이 모두 등을 돌렸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얼마 뒤 리먼 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구의동 사옥 매각은 해를 넘기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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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저축銀, 한컴 등 계열사 매각 '잰걸음'

다급해진 프라임그룹은 비교적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프라임저축은행을 매물로 내놨다. 업계에는 당시 프라임이 제시한 경영권 프리미엄만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뜻 나서는 원매자가 없었다. 국내 기업을 비롯한 외국계 자본과 물밑 접촉을 벌였지만 매번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

올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저축은행 업계의 PF부실 우려 등으로 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진 것이다. 불과 반년 새 ‘바이어스 마켓’(매수 우위)으로 돌아선 시장에서 제값을 쳐줄 인수자를 찾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프라임은 최근 2003년 경영권 확보 후 흑자전환을 일군 한컴 지분 매각에도 나섰다. 업계에서는 한컴 지분 매각 가액이 최소 260억원(경영권 프리미엄 제외)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누리텔레콤, NHN,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인수의향을 보이고 있지만 ‘외국계 기업 매각 불가’ 등의 까다로운 매각 조건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한류우드도 매각하나?

프라임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공모형 개발사업 지분 매각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수조원대 초대형 프로젝트인 고양시 한류우드 매각 여부가 관심 대상이다.

프라임은 한류우드 1구역(8890억원)과 2구역(1조6687억원) 개발 사업에 주관사로 참여하고 있다. 한류우드 1구역은 2008년 5월부터 공사가 시작됐지만 시공사들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지급보증을 통한 금융권 차입이 막힌 상태다. 건설사들의 유동성 경색이 풀릴 때까지 주관사인 프라임개발이 공사비 등 시설 투자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한다.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으면서 사업 규모도 당초 계획의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류우드1구역 최대주주인 외국계 투자자도 보유지분 매각 수순을 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프라임그룹이 대규모 개발이익이 예상되는 한류우드 운영권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겠지만 금융권 차입 지연이 장기화할 경우 지분 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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