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3월 1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 C&C의 기업공개(IPO)가 상당 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정거래법 개정안 국회 통과여부 등 변수가 많은데다 주식시장 상황도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11일 증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SK C&C는 상장 절차를 언제 진행할 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고민을 거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인 변수(공정거래법 개정안)와 시장 변수(주식 시장) 양쪽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는 것이다.
SK C&C 상장은 SK그룹의 지주회사 전환과 맥을 같이 한다. 현재 SK그룹의 지배관계는 SK C&C-SK-SK텔레콤,SK네트웍스-SK C&C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띄고 있다.
SK그룹은 2007년 지주회사 전환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지주회사 전환 유예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6월 말까지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가 가진 SK C&C주식 900만주(45.00%)를 처분해야 한다.
SK그룹은 SK C&C 상장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려 했다.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 지분을 대상으로 한 구주매출 방식의 상장을 통해 순환출자구조를 끊으려 한 것. 하지만 SK C&C는 시장상황 악화로 인해 원하는 공모가가 나오지 않자 지난해 7월 상장을 연기했다.
지난해 6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SK C&C의 상장심사효력은 오는 6월10일 만료된다. 효력이 만료되면 실사와 상장예비심사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SK C&C가 효력만료 전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4월 안에 상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보통 증권신고서 제출 후 공모 절차를 거쳐 상장에 걸리는 시간은 3개월 정도. 최대한 일정을 빡빡하게 잡아도 2개월이 걸린다.
SK C&C 상장 대표주관사인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일정을 타이트하게 잡을 경우 4월 중순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도 6월10일까지 상장이 가능하다"며 "SK C&C와 긴밀히 협의하며 상장 여부를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K C&C가 주식 시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상장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관계자는 많지 않다.
지주회사 전환 유예기간을 2년 연장할 경우 자연스럽게 IPO 일정을 미룰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전환 시한을 최초 2년, 추가 2년으로 정하고 있다. 시한을 2년 연장받기 위해선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승인을 받으면 된다.
게다가 이 공정거래법을 완화하는 개정안이 4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현행 최초 2년의 지주회사 전환 시한을 최초 3년으로 늘이는 것이 골자다. 이 경우 SK그룹은 공정위의 심사 없이 지주회사 전환 시한이 연장되는 수혜를 입는다.
따라서 원하는 공모가를 얻을 수 있는 시장 환경이 조성되기 전까지는 무리해서 IPO 작업을 진행하지는 않을 것이란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이상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SK C&C의 상장이 훨씬 늦춰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악화를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던 SK C&C에게 1년간 더 시장을 관망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C&C 관계자는 "상장에 대해 장기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인식만 있을 뿐 아직 어떤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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