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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公, 예멘광구 매각 속사정은? '개발광구'지만 생산 거의 못해...노하우 부족, 2년간 손실률 40% 이상

하진수 기자공개 2009-06-23 15:43:07

이 기사는 2009년 06월 23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가 예멘 육상4광구의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광구를 취득한지 불과 2년만의 결정이다. 석유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28.5%와 현대중공업과 한화의 지분 19%를 합친 한국 컨소시엄 지분 전량이 매각 대상이다.

지식경제부와 석유공사는 악화되고 있는 예멘 현지의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해 철수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의 분석은 다르다. 석유공사를 비롯한 한국 컨소시엄의 잘못된 수익 계산이 결국 광구 포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국 컨소시엄은 지난 2007년 7월 예멘석유공사(YICOM)와 공동 운영계약을 체결하고 예멘 4광구의 운영권을 확보했다.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가 밝힌 예상 매장량은 추정 매장량 2억1600만배럴을 포함해 총 2억5000만배럴 규모.

산자부는 특히 예멘 4광구의 경우 3600만배럴의 매장량이 확인된 개발광구와 초기단계의 생산광구를 포함하고 있어 2008년 본격 개발이 시작되면 일일 5000배럴의 원유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당초의 예상과는 달리 현재 예멘 4광구를 통해 생산되는 원유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생산되는 원유가 워낙 소규모이기 때문에 석유공사 내부에서도 기타 광구로 분류해 별도로 일일 생산량을 집계하지 않고 있다.

유전개발이 리스크가 큰 사업인 만큼 실패는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해당 광구가 탐사광구가 아닌 개발광구라는 점에 있다. 개발광구는 탐사광구와는 달리 일정 수준의 매장량을 담보로 거래되는 만큼 실패할 확률이 적은게 당연하다.

더욱이 예멘 4광구의 경우와 같이 생산광구로 넘어가는 단계의 개발광구 투자에 실패했다는 것은 전반적인 노하우와 경험 부족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정부의 해외자원개발정책에 맞물려 정확한 데이터 없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실패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예멘 4광구의 예상 매각가액이 낮은 것도 그렇지만 매각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한국 컨소시엄으로서는 골칫거리다. 낮은 가격에 매물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매각에 실패할 경우 해당 광구의 가치는 더욱 추락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예멘석유공사와 계약 체결 당시 현대중공업과 한화는 각각 311억원, 103억원을 투자했다. 석유공사의 투자금액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석유공사의 보유지분을 고려할 때 약 62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예멘 4광구의 추정 가치가 약 5000만달러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 컨소시엄은 최소 400억원 가까운 손실(손실률 40%)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지난 2년간의 추가 시설투자비용과 기회비용을 더할 경우 손실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 상황이 워낙 좋지 않게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광구를 사고자하는 원매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면서 "이번 예멘 4광구 매각에 국내외 IB들이 참여를 꺼린 것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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