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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대한통운 연결고리 끊어야

박준식 기자공개 2009-06-26 08:22:10

이 기사는 2009년 06월 26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계획한 대우건설 풋 옵션 해결책을 되짚어보자.

대상은 대우건설 지분 40% 가량. 이걸 주당 2만3000원에 새로운 투자자에 넘길 계획이다. 약 3조원 규모. 그러나 경영권은 금호아시아나에 있다.

한 가지 상기할 점은 대우건설 주식이 유가증권 시장에서 주당 1만2000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분을 어떤 투자자가 시가보다 두 배나 할증된 가격에 살 수 있을까. 상식선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금호아시아나는 새 투자자들에게 연 9%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할 계획이다. 이전의 풋 옵션과 같은 조건이다. 대신 금호산업은 약 1조2000억원 가량의 페널티를 지불해야 한다. 이전 옵션 행사가와 새 인수가 사이의 차액이다.

이 계획은 단순히 보면 대우건설 인수 통합 기한을 다만 1~2년이라도 연장하자는 의미다. 당초 계획했던 시너지가 3년 동안 한번이라도 주가로 나타났다면 발생치 않았을 문제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우건설 인수주체들은 각자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을 파이어 세일 수준으로 팔고 있다. 1조2000억원을 맞추기 위해 돈 되는 자산은 모두 처분하는 셈이다. 지금까지 모은 돈은 2400억원 가량. 그러나 각사의 현금 보유액을 더해도 갈 길은 멀다.

보다 큰 문제는 대우건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것. 그룹 측은 7월 말까지 투자자 모집을 완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에 '선한 목자'는 흔치 않다. 실패한 에쿼티 파이낸싱 전략에 다시 발을 들여놓을 대담한 이들이 없다는 지적이다. 그룹의 신뢰도가 떨어진 탓도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무리수를 두는 이유는 대우건설이 그룹 지배구조 상에서 차지하고 있는 역할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대한통운의 인수주체. 대한통운 전체 지분의 24.07%를 소유하고 있다. 만약 대우건설을 재무약정대로 산업은행의 사모펀드(PEF)에 넘기면 대한통운까지 딸려 들어가는 꼴이다.

대 그룹이라 설마설마했지만 이젠 정말로 선택의 기로에 있다. 대우건설이나 대한통운가운데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시점이다. 두 회사를 모두 살리려 하면 하나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에 적합했던 인수 대상은 실적과 주가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운송·물류 전문그룹이란 강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 정도의 자원낭비는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그들에겐 뼈아프다. 지금은 감당 못할 부채를 연장하는 것보다 두 회사 사이의 지분관계를 지체하지 말고 정리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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