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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절묘한 시점에 '위기 뇌관' 도려내 올들어 차입금 1조원 차환 성공…하반기 자산유동화 2500억 확보

황은재 기자공개 2009-07-07 08:30:13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이 달라졌다. 지난해 9월 홈에버 매각 이후 한동안 침묵했던 이랜드는 최근 활발한 사업구조조정과 자금조달에 나서며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M&A 실패 이후 이랜드그룹에 어떤 변화가 왔을까. 이랜드그룹의 사업·재무 현황과 앞으로의 구상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09년 07월 07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결과적으로 보면 지난해 홈에버 매각 시점은 절묘했다.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직전인 5월에 매각을 발표했고,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진 9월에 마무리됐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이랜드그룹은 최악의 상황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홈에버 매각 발표 직전까지도 인수금융을 차환(Refinance)하는데 어려움을 겪던 중이었다.

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되던 홈에버를 도려내고 이랜드그룹은 유동성 위기의 급한 불을 껐다. 특히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가운데 80%를 차환하는 데 성공해 그룹을 2년 여동안 괴롭히던 자금난에서 벗어났다.

◇ 홈에버 매각..재무위험 감소

이랜드그룹이 홈에버를 매각하고 실제 쥔 돈은 대여금·미수금 등을 포함해 3226억원에 불과했다. 홈에버의 부채를 제외한 2007년말 기준 그룹 부채가 2조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그룹의 실질적인 재무지표를 바꿔놓기에 역부족이었다.

이랜드그룹의 부채비율 감소에는 자산재평가 영향이 더 컸다. 자산재평가로 이랜드그룹은 2853억원의 자본금이 증가했다. 자산재평가를 제외할 경우 부채비율은 313.5%로 상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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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및 현금성 자산 가운데 단기금융상품이 회사 및 관계회사 차입금에 대한 담보로 제공돼 있는 경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서 제외함.

이랜드그룹의 주력 3개사(이랜드월드, (주)이랜드, 뉴코아)의 영업실적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이자를 내기조차 버거운 수준이다. 뉴코아와 이랜드월드가 지난해 1~3% 대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데 그쳤으며 (주)이랜드는 홈에버 이후 그룹 전반의 재무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이랜드는 지난 2007년 '푸마'와 라인선스 계약이 종료된 이후 매출액이 급감했으며 2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2008년말 120억원의 증자에 나섰지만 2009년 1분기말 현재 회사의 순차입금 규모가 1500억원에 달하며 부채비율은 325.3%(자산재평가 감안)로 그룹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전체적으로도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이 1조3000억원이 달한다. 영업실적이 악화돼 현금창출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2008년말 현재 주력 3개사의 현금성 자산은 700억원, EBITDA는 2427억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홈에버 매각으로 주력 그룹 계열사 전반에 걸쳐 있던 '홈에버 위험(Risk)'이 사라지면서 금융시장의 평가는 달라졌다. 신용평가사들은 "그룹내 주력 계열사의 차입금이 현재도 과다하지만 재무안전성이 매우 취약했던 홈에버를 2008년 9월말에 테스코그룹에 매각해 이랜드그룹 전반의 재무위험이 경감됐다"고 평가했다.

◇ 차입금 80% 차환 '고비 넘겼다'

올해 7월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올해 만기분의 80%인 1조원에 달한다. 이랜드그룹은 대부분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차입금 상환 규모는 만기도래 금액 대비 2~3%정도.

그룹 관계자는 "8월부터 12월말까지 만기도래하는 차입금은 실질적으로 20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만기 차환하는데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홈에버 매각으로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이 높아져 금융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올해 초에도 만기 차환이 순조로웠다"며 "이랜드그룹에 대한 금융권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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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 단위 : 억원

다만 금융시장 경색으로 이랜드그룹은 자금 조달 및 차환을 대부분 은행권에 의지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이 은행 밖에서 조달한 자금은 세일앤리스백(S&LB) 490억원, 이랜드월드의 매출채권 유동화로 500억원, 3월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매입한 프라이머리 부채담보부증권(P-CBO)에 편입된 채권 3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5월 홍콩우리투자증권 주관으로 발행한 2년 만기 5000만달러 채권 역시 도이체방크가 전액 인수한 사모사채로 사실상 차입이다. 회사채 발행 시장이 유례없는 호조를 보였지만 신용등급이 BBB-인 이랜드그룹에는 큰 도움이 안됐다.

은행 중심의 차입은 그 속성상 만기구조가 1년 이하여서 영업실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부담이 생긴다.

금융시장 관계자는 "은행권 중심의 차입 구조는 금융시장이 경색됐을 때 상환부담으로 연결돼 재무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홈에버 매각 이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이랜드그룹의 행동 반경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그룹관계자는 "하반기 자산유동화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약 25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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