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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캐피탈, 현금확보 주력…그룹에 무슨일? 지주사 전환 정지작업 추측…생보·증권사 인수 가능성도

문병선 기자공개 2009-07-08 15:49:26

이 기사는 2009년 07월 08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올해 들어 속속 현금확보에 나서고 있다. 연초 강남 사옥을 매각(885억원)했고 얼마전 상해 고층 빌딩(2382억원)을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넘기는 등 벌써 32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했다.

그룹 고위 경영진이 미래에셋생명의 상장 가능성을 거론한 점도 거액의 조달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도대체 미래에셋금융그룹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이같은 궁금증은 지난달 30일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맵스프런티어사모차이나부동산투자신탁1호'의 잔여지분(58.18%) 전량을 2382억원에 미래에셋자산운용으로 넘긴다고 밝히면서 증폭됐다.

이날 넘긴 펀드는 부동산 전문 사모펀드로 중국 상하이 미래에셋타워 등을 소유하고 있는 알짜 자산이다. 자회사 배당 수익 외엔 별다른 수입이 없는 미래에셋캐피탈이 거액을 확보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산이기도 하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이익을 실현하고 재무구조를 조정하려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그동안 미래에셋그룹의 행보를 보면 이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

먼저 보유 부동산을 계열사에 넘기는 건 국내 대기업들이 급하게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자주 활용하는 거래방식 중 하나다. 미래에셋캐피탈도 이번에 부동산 펀드 만기(2015년 10월31일)까지 6년이나 남아 있는 데도 급하게 계열사에 처분했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 재시도?

재무구조를 정비하려 한다는 설명도 설득력이 약하다. 미래에셋캐피탈은 그동안 금융지주회사법상 지주회사 강제 전환 요건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부채를 늘려가며 재무구조를 의도적으로 조정해 왔기 때문이다.

올해도 총 자산 대비 지분법 적용 투자 주식 합계액의 비율을 간신히 48%로 맞췄다. 콜머니 등 차입으로 부채를 늘린 결과다. 이 비율이 50%를 넘으면 지주사로 강제 전환해야 하고, 전환 과정에서 상장사인 미래에셋증권 지분을 50% 이상 확보하거나 증손회사를 둘 수 없게 되는 단점이 생긴다.

미래에셋캐피탈이 만일 이번 매각 대금으로 부채를 상환한다면 내년에 또 다시 지주회사 전환을 피하기 위해 올해 부채를 갚은 것 만큼 더 많은 차입을 해야 할 판이다.

아예 지주회사로 전환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추측도 이 때문에 나온다. 내년쯤 금융지주회사법이 바뀌거나 지주사 전환 요건이 완화될 수도 있기 때문. 지주회사로 전환하자면 지분 거래를 위해 거액의 자금이 소요돼 사전 정지작업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주회사 문제는 늘 검토하고 있으나 사업지주회사로 전환하지 못할 바에야 지금 국내 제도에서는 아예 하지 않는 게 낫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생명 상장설 '모락 모락'

최근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설이 불거지는 이유도 같은 배경으로 파악된다. 지급여력 비율이 높지도 않고 생보사 상장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뜨겁지 않은 상황에서 생보사를 상장시킬 논리는 빈약하다. 하지만 미래에셋그룹 고위 경영진을 중심으로 상장 가능성을 몇차례 언급한 바 있다.

만일 장외 가격대로 1만3000원에 구주 2000만주를 매출한다고 가정하면 상장을 통해 미래에셋캐피탈은 약 26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 주식 6275만여주(59.67%)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생보사를 상장하려는 논의를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그룹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추측했다. 생보사 상장이 여의치 않자 현금이 필요한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 부동산 펀드를 매각했다는 것이다.

◇생보·증권사 M&A용?

박현주 회장은 현재 국내에 없다. 2주 이상 홍콩으로 장기 출장을 떠났다. 최현만 부회장 역시 지난주 홍콩에 급히 출장을 간 뒤 돌아왔다. 최근 미래에셋그룹의 해외법인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지고 있어 해외법인 관리 차원이라는 게 미래에셋측 입장이다.

박 회장의 고민은 미래에셋의 미래 성장 동력에 맞춰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과거 10년간 '박현주'라는 브랜드와 '펀드'라는 상품으로 미래에셋이 성장해 왔다면 앞으로 10년간 어떤 변화가 있을 지 모른다"며 "박 회장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능성 차원이지만 자산운용 부문에 비해 업계 순위가 떨어지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박 회장이 모종의 전략 변화, 즉 인수합병(M&A)를 구상할 가능성이 있다. 은행 중심의 금융지주회사들과 경쟁해야 하는 국내 금융 환경을 타개할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종의 액션이 취해진다면 그 중심에는 지주회사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이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최근 현금 확보는 그래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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