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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본, 대체투자 사업 돌연취소 왜? 시장 및 투자 포트폴리오 감안 해명...PEF·VC업계 반발

민경문 기자/ 전병남 기자공개 2009-08-31 14:20:58

이 기사는 2009년 08월 31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정사업본부가 총 3000억원 규모의 대체투자 자금을 운용하게 될 사모투자펀드(PEF)와 벤처캐피탈(VC) 선정을 일방적으로 취소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시장 상황과 투자 포트폴리오를 감안할 때 부실채권(NPL)에만 자금을 투입하는게 최선이라는 입장이지만 PEF 및 벤처캐피탈 업계의 반발이 만만치가 않다.

우본, 투자 포트폴리오상 어쩔수 없었다?

우정사업본부가 국민연금과 노동부에 이어 PEF, 벤처캐피탈 등 대체투자 운용사 선정에 나선 것은 지난 7월. 예상 투자 자금은 3000억원 규모로 전액 보험자산 운용을 위한 취지였다.

서류 심사에 통과한 8개의 벤처캐피탈과 6곳의 PEF가 프리젠테이션을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27일 목요일 오후 대체투자 사업 자체를 취소키로 결정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다음날 업체들에 개별적으로 통보됐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벤처캐피탈과 PEF를 선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이미 충분한 사전 검토가 이뤄진 상황이었다"며 "지난 19일 진행된 후보들의 개별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한 이후 투자 집행은 무리라는 최종 판단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갑작스럽게 내린 결정은 아니었다는 것.

우정사업본부 측은 PEF와 벤처캐피탈 등에 약정해 놓은 자금이 이미 상당한 상태에서 포트폴리오상 추가 자금 투입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들어 증시가 급등한 만큼 예상 투자 상품들의 가격이 비싸졌다는 점도 자금 집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대체투자 운용사를 선정하는 공고를 낼 때부터 PEF, VC, NPL 등 각 영역에 투자될 자금이 정해져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즉 선정 자체가 처음부터 운용사별로 유동적이었다는 얘기다.

NPL 운용사의 경우 예정대로 선정하는 것과 관련, NPL의 예상 투자 수익률이 벤처펀드나 PEF에 비해 훨씬 높을 것이라는 우정사업본부의 기대감이 반영됐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NPL투자의 경우 매년 기회가 오는 시장이 아니다"라며 "현재 은행 쪽에서 부실자산이 늘어나고 있고 이에 대한 상각이 불가피한 만큼 NPL투자가 최적의 시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NPL투자에 나서는 연기금 등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한몫을 했다.

업계는 반발 "왜 이제서야"

우정사업본부의 결정에 PEF와 벤처캐피탈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류 심사에 이어 프리젠테이션까지 끝마친 상황에서 선정 자체를 취소한데 대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대체투자 운용사 선정 계획을 밝히고 추진하다 별다른 상의 없이 전화 한 통으로 철회해 버리는 것이 상식에 맞느냐"며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의 공신력에 금이 가게 됐다"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운용사(GP) 입장에서 기관투자가(LP)에게 대놓고 불만을 표출할 수는 없지만 황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일부 펀드의 경우 자금 조달 계획을 다시 마련해야 하는 등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한 셈이 됐다"고 지적했다.

시장 일각에선 최종 운용사 선정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 이에 부담을 느낀 우정사업본부가 사업 자체를 철회한게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올해 우정사업본부가 대체투자에 대한 포지션을 정하지 못한 것이 아쉽다"면서 "그동안 시장엔 이번 출자가 이뤄져야 내년에 본격적으로 우정사업본부의 대체투자가 진행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번 출자 철회로 내년 우정사업본부의 PEF·벤처캐피탈 출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해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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