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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외화예대율 무려 300%, 차입자는 中企와 개인사업자 외화대출, 외화예금 대비 2~3배..차입 통한 대출 '금융위기에 취약'

황은재 기자공개 2009-09-28 09:26:37

이 기사는 2009년 09월 28일 09: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기 직전 국내 은행들의 외화 예대율은 평균 300%에 육박했다. 예금으로 받은 돈의 세 배 가까운 대출을 해 준 것으로, 부족한 자금은 거의 외화 차입금으로 메웠다.

외화차입금은 대부분 해외에서 빌린 1년 이하의 단기자금. 해외 은행이 위기에 몰려 상환을 요구하면 갚아줄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외화대출은 중소기업 등의 설비투자 자금이 주종을 이루고 있고 만기가 비교적 길거나 자동 연장되는 게 관례였다. 위기 상황에서 외화대출을 회수해 단기 외채를 갚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다.

◇ 위기 직후 외화예대율 300% 육박..단기 차입해 외화대출

리먼 사태 직후인 지난해 9월말 국내 은행(특수은행, 일반은행 포함)의 평균 외화예대율은 297.2%를 기록했다.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던 원화예대율의 3배에 달했다.

7개 시중은행의 외화 예대율은 평균 158.5%로 상대적으로 낮았지만 일부 은행은 200~300%를 넘었다. 국민은행이 326.8%로 가장 높았고 한국씨티은행 301.8%, SC제일은행 209.3%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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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단위 : 억원(외화대출 : 자산. 외화예수금 : 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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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 외화예대율=외화대출/외화예수금 비중

산업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 특수은행의 평균 외화예대율은 1211.8%나 됐다. 기업과 외환거래가 많은 외환은행만 74.7%로 낮았다.

당시는 원화 예대율이 높아 은행이 유동성 문제에 노출될 수 있다는 논란이 뜨거웠다. 이를 감안하면 외화예대율은 수치상으로 훨씬 더 심각한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외화예수금은 사실상 대출 재원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기업의 수출입 대금을 잠시 맡겨 놓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결국 외화대출의 대부분 재원을 예수금이 아닌 외화차입금이나 외화채권 발행을 통해 마련했음을 의미한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올해 상반기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해외채권을 발행한 은행의 경우 외화예대율이 다른 곳에 비해 높은 특징을 보였다.

6월말 현재 외화예대율은 신한은행이 10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은행 전체로는 229.7%, 시중은행은 113.6%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차입 기간과 대출 기간을 거의 일치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며 "10년 차입이 안되면 10년 대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로 해외 은행에서 차입선이 막힌 상황에서 회수가 불가능한 외화대출은 은행의 차환실패 위험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었다. 은행들은 별다른 비상 조달수단조차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행이 외화보유액을 헐고 미국 연준과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해 긴급 외화수혈에 나설 수 밖에 없았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3개월물 외환스왑 매입을 통해 총 162억달러, 미 연준 통화스왑 연계 외화대출을 통해 414억달러를 공급했다.

◇ 외화대출, 만기연장 폐지 없었다면..외화대출 부실 급증

외화대출 회수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차입자가 상환능력이 낮고 환위험이나 자금관리 능력이 부족한 개인사업자나 중소기업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금융시장 경색이 극에 달했던 지난해 12월말 기준, 전체 외화대출의 55.3%에 해당하는 238억4000만달러가 중소기업 대출이었다. 특히 엔화대출의 95.8%가 중소기업 대출이었고 이중 42.8%는 개인사업자 대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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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 13호, 단위 %

경기가 급격히 꺾이고 환율이 폭등하자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들의 상환능력은 빠르게 악화됐다. 100엔당 900원에 빌렸던 대출을 100엔당 1600원에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결국 한국은행은 외화대출 상환기한 연장 제한을 풀고 대출 연장을 권고했다. 은행들은 한은의 권고를 충실히 따랐다.

만기 연장은 부실자산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2008년말 국내은행의 외화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NPL비율)은 0.36%와 0.62%로 1년 전보다 0.12%와 0.09% 상승했다. 중소기업의 연체율은 0.67%에서 1.22%로 두 배 가까이 뛰었고, 연체율은 0.65%에서 0.85%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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