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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FI들의 울분 "금호가 이럴 수 있나" 금호렌터카 분할ㆍ매각 여부도 안 알려

현상경 기자공개 2009-10-09 10:28:49

이 기사는 2009년 10월 09일 10: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사들일 무렵 최대난관은 인수금융이었다.

이미 대우건설 인수로 금융권 레버리지 한도가 턱밑까지 차 있던 터였다. 발행될 신주를 지렛대로 1조1500억원대의 교환사채(EB)를 찍어내도 여전히 부족했다. 이때 '구원군'으로 등장한 곳이 재무적투자자(FI)들이다. 가장 위험도가 높다는 지분투자(Equity Financing)에 총 8개사가 6750억원을 직접 투자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미래에셋맵스와 증권이 3000억원을 대주기로했다가 돌연 빠지는 통에 잠시 비상이 걸렸지만 우정사업본부(2000억원)과 칸서스자산운용(1600억원)이 나서준 터라 간신히 공백을 메웠다. 이들도 고수익을 기대하고 대한통운의 공동주주를 자처한 상황이지만 어쨌거나 금호에게는 상당히 고마운 존재임에는 틀림없었다.

그러나 FI들은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보인 행보에 실망감을 느껴야 했다.

작년 3분기부터 실시된 일련의 대한통운 인수자금 회수작업부터 그랬다. 한국복합물류 흡수합병, 금호렌터카의 렌터카사업 영업양수 등은 따져보면 대한통운에 잠겨있던 은행 예치금 4조1000억원을 빼내기 위한 작업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과정에서 금호렌터카 영업양수 자금 3073억원을 포함, 대략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금호 계열사로 유입됐다.

또 렌터카 영업양수에 반대한 골드만삭스, STX팬오션 등 구주주들에게 7000억원에 달하는 주식매수청구금액이 대한통운에서 지불됐다. FI들은 유상감자를 통한 투자금 회수정도는 예상했지만 이런 식의 자금회수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기업가치 저하와 향후 유상감자로 받을 재원감소가 우려됐다.

심지어 주주 및 채권단과 맺은 '반드시 은행에 넣어둬야 할 최소예치금'한도도 무너지는 위험이 발생하기도 했다. FI들은 몇차례 걸쳐 우려와 경고의 메시지를 금호에 전달했다.

그러나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해결이 목전에 닥치면서 매물이 아쉬웠던 금호는 대한통운으로 양수됐던 렌터카 사업을 채1년도 못돼 분할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엄연히 대한통운 주주인 FI들은 이렇다할 '통보'조차 금호로부터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FI측 한 관계자는 "산업은행 등이 금호렌터카 매각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는 와중에서도 금호로부터 물적분할계획이나 매각계획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금호는 이미 지난 7월부터 렌터카 분할과 매각을 준비했지만 이사회 의결이 완료된 9월16일께야 이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해당내역을 주주들에게 통보했다.

따져보면 지금 분리되는 렌터카사업에는 영업양수되기 전 금호렌터카가 운영하던 사업뿐만 아니라, 금호로 인수되기 전 대한통운이 갖고 있던 렌터카 사업도 포함돼 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FI들은 주주총회를 통해 이번 금호렌터카 매각에 대해 크게 쓴소리를 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호는 이렇다할 양해의 말도 없이 금호렌터카 물적분할이 완료(10월말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채권자 보호절차 등)도 되기 전, 이달 14일 렌터카 매각 예비입찰 계획까지 짜놓았다.

앞서 금호의 M&A 계획에 참가했던 투자자들은 몇차례 걸쳐 배신감을 느낀 경험이 있다.

금호가 내민 풋백옵션이란 '보장장치'를 믿고 대우건설에 발을 담근 18개 투자자들은 "풋백옵션 행사를 연장해달라"는 요구에서부터 "당신들도 대우건설 주가하락에 책임을 지라"는 비난까지 당하고 있다. 국내 대형기관투자가들 일부가 금호 관계자들을 만날때마다 언성을 높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금호는 유동성확보에 그룹의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믿고 동참해준 이들의 신뢰를 저버린다면 그룹 회생후 누구와 함께 일을 할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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