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신용위험 다시 도마 위 부동산PF 리스크 여전…대형화 전략→자본완충능력 약화
이 기사는 2009년 11월 30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축은행에 대한 신용위험 우려가 등급조정으로 이어졌다. 주요 자산 확대수단이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여신과 자산건전성 악화가 저축은행의 발목을 잡았다.
부동산시장 위축과 분양경기 침체로 PF의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저축은행의 대형화 전략으로 자본완충능력은 크게 나빠졌다. 연체율 상승으로 저축은행의 충당금 적립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건설부동산 관련 과도한 여신·부실 '여전'
한국기업평가는 30일 국내 대형 저축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을 한 노치(notch)씩 하향 조정했다. 한국상호저축은행·솔로몬상호저축은행·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토마토상호저축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이 각각 BB0·BB0·BB-·BB-로 떨어졌다. 지난 2월 최초 신용평가를 실시한 부산상호저축은행과 부산2상호저축은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은 유지됐다.
저축은행이 건설부동산 부문의 과도한 여신과 부실을 경고받은 지 1년 만에 등급 조정이 이뤄진 것이다. 한기평은 지난해 11월 4개 업체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상황이 빠르게 악화되면 등급 하향을 미룰 수 없단 경고를 내놨다.
결국 편중된 여신포트폴리오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가 문제였다.
5개 저축은행 계열의 총여신에서 P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3월 말 47.7%로 정점을 기록했다. 감독당국의 규제 강화와 PF를 제외한 일반여신 증가로 2009년 6월 말에는 26.4%로 PF 비중이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이후 사후정산 조건으로 저축은행이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에 매각한 부실 PF를 감안하면 PF 절대규모가 6조2000억원에서 7조1000억원으로 증가했다는 게 한기평의 분석이다.
총여신 중 PF를 포함한 건설부동산 관련 여신 비중도 2009년 6월 말 58.5%로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0.6%포인트 상승했다. 사후정산 조건으로 매각한 PF를 고려하면 60.2%로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2.3%포인트 올랐다. 건설부동산 경기에 대한 노출도가 높아졌단 의미다.
2009년 6월 말 기준 5개 저축은행 계열의 연체금액·연체율은 각각 2조7000억원, 11.5%다.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4000억원이 증가하고 0.7%포인트가 상승한 수치다.
정문영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2007년 하반기 이후 시행된 PF에 대한 저축은행간 자율워크아웃 대상 자산과 사후정산조건부 매각 PF를 포함하면 연체금액·연체율이 각각 4조2000억원, 17.5%"라며 "지난해 6월 말에 비해 1조1000억원이 증가하고 2.5%포인트가 상승해 자산건전성 악화 폭이 더욱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대형화 전략, 자본완충능력 약화…"BBB급 투자심리 부담"
자본완충능력과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최근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은 영업을 확대하고 부실업체 인수를 통해 대형화 전략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총자산은 크게 증가했지만 이익창출 규모는 감소하는 등 핵심자본 확충은 부진한 모습이다. 레버리지(차입) 확대도 계속됐다.
총여신 대비 충당금적립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자본완충능력은 약화됐다. 5개 저축은행 계열의 연체금액 대비 연결자기자본·대손충당금 합계금액 비율은 2008년 6월 말 101.0%에서 2009년 6월 말 92.1%로 떨어졌다.
수신확보 경쟁으로 고금리 수신은 증가하고 예대마진(대출이자-예금이자)은 축소되면서 전반적으로 수익성은 악화됐다. 부실채권매각 손실과 과거 수익원인 PF의 신규 영업 위축도 영향을 미쳤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채권분석팀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저축은행의 후순위채가 대부분 고금리 리테일(소매영업)로 판매돼 등급 조정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BBB급 회사채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에는 부담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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