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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 교보생명 지분 나눠팔기로 한 이유 조속한 매각 위한 결단...경영권 분쟁에 대한 부담도 한몫

배장호 기자공개 2010-01-06 14:39:21

이 기사는 2010년 01월 06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을 준비중인 자산관리공사(캠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보험 지분 24%를 따로 떼내지 않고 그대로 팔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관점에서만 보면 교보생명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것이지만, 캠코가 보유한 전체 교보생명 지분을 감안하면 교보생명 지분을 분할 매각하는 것이기도 하다.

매각측 관계자는 6일 "매각 대상에 포함된 교보생명 지분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24% 지분에만 국한되며, 캠코가 직접 보유한 지분은 제외된다"고 말했다.

현재 캠코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은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한 간접 보유분 24%와 직접 보유분 9.93%를 합쳐 총 33.93%다. 여기에 수출입은행 보유 지분 5.85%를 합칠 경우 39.78%에 달한다.

교보생명 1대주주인 신창재 회장 일가의 보유 지분은 40.28%. 만약 캠코가 정부 보유 교보생명 지분들을 한데 묶어 팔기로 했다면 오너 일가에 불과 0.5% 밖에 뒤지지 않는 2대주주가 탄생할 수도 있다.

캠코는 그동안 교보생명 지분 처리 방식을 두고 고심해 왔다. 생명보험회사 상장 문호가 제도적으로 열리면서 캠코는 내심 교보생명 상장을 고대했었다. 하지만 신창재 회장 측은 "상장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캠코를 애닳게 해왔다.

캠코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았다. 그나마 `정부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을 한데 묶어파는 방안이 가장 파워풀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캠코 안팎에서 거론돼 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공적 자금 회수 극대화 관점이라면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을 분리하고, 교보생명 지분을 한데 묶어파는 방안이 더 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입찰 문턱을 낮춰 경쟁을 부추길 수 있는데다, 교보생명 지분 매각도 오너를 위협할만한 지분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또다른 흥행을 만들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캠코는 결국 다른 기준의 선택을 했다. 공자금 회수 극대화가 중요한 목표이긴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과 교보생명 지분 매각을 둘러싼 주변 이슈가 만만찮아서다.

일단 대우인터내셔널을 조속히 매각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결정에 녹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 지분 문제까지 매각의 고려사항으로 넣을 경우, 정작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딜 자체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또한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사태를 통해 재부각되고 있는 `승자의 저주` 문제를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금호아시아나 사태의 근본 원인 제공은 2006년 대우건설 인수였고, 당시 대우건설 매각 주체가 바로 캠코였다.

따라서 이번 대우인터내셔널 매각의 경우엔 매각 가치 최대화보다는 합리적이고 적정한 가격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고민할 공산이 커보인다.

교보생명 지분 처리 문제는 캠코가 더 민감해 할만한 사안이다. 캠코는 그동안 기업 매각에 있어 정치적으로 휘말릴만한 사안을 만들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해왔다.

교보생명 보유 지분을 한데 묶어 팔 경우, 자칫 캠코가 금융회사를 경영권 분쟁의 소용돌이에 밀어넣은 주범으로 몰릴 수 있는 부담도 내재하고 있다.

M&A업계 관계자는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과 관련한 이번 결정은 캠코의 복잡한 고민들이 숨어있는 것 같다"며 "현 상황에서 최선이라기 보다는 차선의 선택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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