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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송의 시작' 삼성전자, 빅딜에 또 먹구름 하만 이후 대형 M&A 중단 배경 '사법리스크'…경쟁력 보강 '스몰딜'만 꾸준

김경태 기자공개 2024-09-30 11:19:39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6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을 인수한 이후 '빅딜'을 하지 못했다.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설 현금성자산은 충분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겪고 있는 탓이다. 운신의 폭이 좁아진 점이 빅딜을 결정하지 못한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조 단위 딜의 원매자로 종종 언급된다. 하지만 이달 국민연금공단(이하 국민연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면서 빅딜 추진 의사결정에도 또 다시 먹구름이 꼈다.

◇김태현 이사장, 예고한 소송 실행, 끊임없는 사법리스크

26일 재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삼성물산 합병에 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는 삼성물산, 이 회장,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김신·최치훈·이영호 전 삼성물산 사장 등 삼성 관계자들 외에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도 포함됐다.

이번 소송은 작년 국정감사 때 예고됐다. 그전까지는 '검토' 수준에서 거론되다가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실제 진행 가능성을 확인했다.

작년 10월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 삼성물산 합병 관련 질의를 받았다. 당시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부와 엘리엇의 국제투자분쟁(ISDS), 국민연금의 손실 등을 거론하면서 "공단 입장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물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의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아닌 문 전 장관, 홍 전 기금운용본부장과 더불어 이 회장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이 회장에 대한 1심 판결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며 "1심 판결이 나면 저희들이 이 세 명에 대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올 2월 삼성물산 합병 소송의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이 항소해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서는 2심 판결에 따라 대법원까지 사건이 갈 것으로 본다. 여기에 새로운 소송이 더해지면서 사법 리스크가 더욱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사법리스크 본격화 후 빅딜 실종, '스몰딜'만 집중

삼성전자의 대형 M&A는 재계와 투자업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 중 하나다. 여기에 한종희 삼성전자 단독 대표이사 겸 DX부문장(부회장)이 2022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대형 M&A와 관련해 "조만간 좋은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혀 기대감을 키웠다.

약 2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기대감이 사그라들 만했지만 한 부회장은 올 1월 CES에서도 비슷한 언급을 내놨다. 여기에 이 회장이 올 2월 삼성물산 합병 소송 1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아 일부 부담을 덜어내면서 시장의 주목도가 더 커졌다.

그 후 삼성전자는 글로벌 M&A 시장에서 빅딜의 유력한 원매자로 종종 거론되기 시작했다. 매각 측에서 공식 부인한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꾸준히 존슨콘트롤즈의 냉난방공조(HVAC) 사업부, 노키아 통신장비사업 등의 인수자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이 회장이 새로운 사법리스크를 맞이하면서 빅딜 추진에 영향이 불가피해졌다. 대기업집단의 경우 대규모 M&A 추진은 최종적으로 오너 경영자의 결단이 필요한데 사법 이슈가 있는 상황에서 빅딜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삼성의 사법리스크가 본격화된 2017년부터 빅딜이 멈춰 있는 주요 배경이다.

다만 이 회장이 법정구속 상태가 아닐 때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몰딜과 합작사 지분 인수 등을 추진했다. 향후 소송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빅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M&A 움직임이 가장 활발했던 계열사는 하만이다. 2021년 사바리, 2022년에는 아포테스라와 카레시스에 투자했다. 작년에는 플럭스, 룬 등을 인수했다. 삼성SDS는 작년 3월 엠로의 구주 374만4064주(33.39%),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에 총 1283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거래는 같은 해 5월 마무리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5월 이매진을 2억1800만달러(약 29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0월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서도 스몰딜이 이어졌다. 삼성전자 자회사 삼성메디슨은 올 5월 프랑스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 '소니오(Sonio)' 인수 계약을 체결한 뒤 지난달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올 7월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 인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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