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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치열한 2위 싸움...유한양행 우위 재무여력 유한 '풍부', 한미 '악화'...실적·사업성공 이어가야

오동혁 기자공개 2010-03-25 11:16:13

이 기사는 2010년 03월 25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업계 2위 타이틀은 결국 누가 차지할까?

업계 부동의 1위 동아제약의 뒤를 잇는 제약업계 2위 다툼이 치열하다. 현재 녹십자,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매출액을 포함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세 기업의 실적은 비슷한 상황.

반면 재무적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이 풍부한 현금성자산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미약품은 차입금부담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녹십자는 최근 1년 새 재무구조가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현재 '사업다각화'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어, 앞으로 대규모 현금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 유한 재무구조 '튼튼'…중소제약사 M&A도 '고려'


일반적으로 업계순위는 매출액이 결정한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8010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며, 1위 자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반면 동아제약을 제외한 상위제약사의 매출액은 6000억원 대로 비슷했다. 녹십자(6430억원), 유한양행(6300억원), 한미약품(6160억원) 등이다.

최소 1500억원 이상의 매출액 차이가 나는 동아제약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상위제약사 간 순위 다툼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2위권 그룹 중 가장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보유했다고 평가받는 업체는 유한양행이다. 자산규모와 현금보유량은 이미 동아제약을 넘어선 상태다.

오랜 기간 이어온 무차입기조가 유동성을 풍부하게 만들었다. 2009년 말 기준 현금성자산이 3100억원(순차입금 -3100억원)에 달한다. 업계 1위 동아제약의 현금(450억원) 보다 6~7배 가량 많은 수치다. 이자수익만 연간 110억원에 이른다.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으로만 투자하기 때문에 상환·차환 등의 유동성리스크가 사실상 없다. 대규모 현금보유액 덕분에 경기변동에도 타격이 적다.

업계관계자는 "재무여력만 놓고 보면, 유한양행은 국내 제약사 중 단연 으뜸"이라며 "대규모 현금을 앞세워 공격적인 투자를 시도할 경우 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들어 현금성자산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회사 내부환경상 현금보유량이 크다고 해서 공격적 투자로 전환하는게 쉽지는 않지만, 얼마전 설비투자가 일단락 되면서 앞으로 전략적 M&A쪽으로 자금을 투입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쟁사와 달리 사업확장이 시급한 과제가 아니기 때문에, M&A나 사업다각화를 시도할 경우 시간을 두고 수익성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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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차입부담 '가중'...R&D비용 연간 1000억 전망

국내 상위권 제약사 중, 현재 외부차입금 부담이 가장 큰 기업은 한미약품이다. 최근에도 차입금을 꾸준히 늘리면서 재무구조가 점차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제약업황 호조로 대부분의 대형 제약사들이 차입금감축에 상당한 현금을 투입한 것과 달리, 한미약품은 영업이익이 줄어들면서 차입금이 더욱 늘었다.

영업이익 급감에는 수출감소의 영향이 컸다. 2위권 업체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 2009년 영업이익 규모(480억원)는 녹십자(1200억원)의 40% 수준.

2006년 380억원에 그쳤던 한미약품의 순차입금은 2007년 1600억원으로 급증하더니 2008년에는 2400억원으로 불어났다. 2009년에는 2460억원으로 또 한 차례 늘었다. 연간 발생하는 이자비용만 130억원이다.

한미약품이 외부차입금을 늘린 이유는 평택공장 신축건설 및 화성공장 시설투자 등에 대규모 설비투자 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530억원의 자본적지출이 발생했다. 이 영향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최근 들어 FCF 마이너스 폭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M&A나 설비증설 등 규모확장에 대규모 현금을 투입하기는 부담이 크다. 올해 계획된 연구개발(R&D)비용만 1000억원을 상회한다. 2009년 말 기준 한미약품의 현금은 220억원을 밑돌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현재로선 해외시장 진출 및 R&D 비용만 감당하기도 벅찬게 사실"이라면서 "중소형 제약사 M&A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시장 진출이 계획대로 잘 풀릴 경우, 2012년 부터는 본격적인 현금유입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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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십자 차입금 1000억 줄어...사업다각화에 '총력'

녹십자는 지난 한해에만 순차입금을 1000억원 이상 줄였다. 신종플루 백신판매 폭증이라는 '이벤트성'으로 현금유입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2008년 말 1630억원에 달했던 녹십자의 순차입금은 2009년 말 59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10억원에 그쳤던 현금성자산은 6배 증가(650억원)했다.

2008년 말 동반 적자를 기록했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과 FCF도 2009년 말 기준으로 모두 흑자로 돌아섰다.

녹십자는 최근 차입감소·현금흐름 개선 등을 통해 재무안정성이 높아졌지만, 이 추세가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그간 캐시카우(Cash-Cow) 역할을 톡톡히 하던 백신판매가 올 하반기부터 급감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생겼다.

실제로 녹십자는 사업다각화 및 신사업확보를 위해 중소제약사 M&A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녹십자가 제약사 M&A에 최소 6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투입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수대금 700억~800억원 규모의 삼천리제약을 두고, 동아제약과 인수경쟁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성장 사업발굴은 모든 제약사들의 고민이지만 지난해 이벤트성 특수로 이익이 급증했던 녹십자 입장에서는 더욱 절실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면서 “그간 축적해 둔 현금을 투입해 중소제약사 M&A에 집중, 사업다각화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꾸준한 매출상승 △재무안정성 유지 △사업다각화 성공 등의 요인이 결국 2위 업체를 결정지을 것"이라면서 “이런 관점에서 다른 경쟁사 대비 재무여력이 풍부한 유한양행은 사업확장 및 다각화에 상대적으로 여유있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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