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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社 우발채무, 삼성·현대 늘고 GS·대림 줄어 사업 확장-재무건전성 확보 '엇갈린 행보'

길진홍 기자공개 2010-04-08 14:34:02

이 기사는 2010년 04월 08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대형 건설사 우발채무 총액이 2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을 앞두고 우발채무를 줄이려는 노력이 이어진 가운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이 PF 잔액을 늘려 대조를 이뤘다.

◇삼성물산 PF 잔액 첫 1조원 돌파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건설사 PF 잔액은 22조원(2009년말기준)으로 집계됐다. 건설사별로는 대우건설이 4조36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GS건설 3조913억원, SK건설 2조8226억원, 대림산업 2조5237억원, 롯데건설 2조1116억원, 두산건설 1조9620억원, 현대건설 1조9515억원, 삼성물산 1조4261억원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우발채무 증가율은 삼성물산(상사부문 제외)이 가장 두드러졌다. 삼성물산 PF 잔액은 2008년 4684억원에서 9576억원이 늘어 204%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우발채무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이는 그동안 주력부문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벗어나 대규모 지주 공동사업을 늘린 탓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강동구 천호지구(신용보강 3500억원), 인천 옥골지구(3500억원), 수원 신동지구(860억원) 등의 대형 개발사업에 조건부 채무인수를 약정했다. 올해 들어서도 용인 등 수도권 일대 도시개발사업 시공권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용인 동천동 일대 지급보증 잔액이 일부 남아 있는데다 수원 광교와 한강신도시 수주가 잇따르면서 우발채무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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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도 지난해 김중겸 사장 취임 후 주택부문 매출 증가와 함께 우발채무가 4292억원 늘었다. 지난해 부실 사업장 시공권을 잇따라 인수한 롯데건설은 우발채무가 1조2356억원 증가했다. 롯데건설의 경우 유동화어음(ABCP) 발행 잔액이 급증, 은행 대출 보다는 주로 간접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대우건설의 우발채무가 5000여억원이 증가해 4조원대로 올라섰다.

반면 글로벌 신용경색 이후 우발채무 과다 논란에 휩싸였던 GS건설과 대림산업은 지난해 PF 잔액이 각각 1조1804억원, 5827억원이 줄었다. GS건설의 경우 일산자이 분양대금 유동화와 청진1지구 부지매각을 통해 우발채무를 대거 축소했다. 대림산업도 금융권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PF 잔액을 3조원 아래로 떨어뜨렸다.

◇우발채무 감소 "IFRS 영향 제한적"

대형 건설사별로 우발채무 증가폭이 차이를 띄는 건 주택시장 침체를 대처하는 전략이 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분양 물량이 적고 유동성이 풍부한 업체들이 주택사업 확장에 나선 반면 우발채무 증가로 재무건전성을 위협받은 건설사들은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경우 우발채무 한도를 3조원까지 늘려 잡고 있다”며 “탄탄한 재무구조와 현금 동원능력을 감안할 때 이는 충분히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최근 주택시장 불황을 틈타 재건축·재개발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민간 개발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평사 관계자는 "IFRS 도입으로 우발채무의 부채 계상 기준이 강화될 예정이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일부 대형 건설사의 주택사업 확장과 맞물려 건설업계 우발채무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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