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케미칼 IPO 추진과 껄끄러운 2대주주의 퇴장 아지아파트너스와 분쟁 끝내고 SM그룹 지배구조 재구성
이 기사는 2010년 04월 14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K케미칼 실적이 호전된 건 SM그룹 재무전반에 긍정적이었지만 기업공개(IPO)를 통한 인수후 통합(PMI) 작업은 쉽지 않았다.
인수기업의 가치가 급격히 좋아지자 주 인수자인 SM과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한 아지아파트너스 사이의 갈등이 시작된 것이다. 양대 주주는 최초 기업공개(IPO) 추진계획부터 맞서기 시작해 끝내 우오현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하는데 까지 이르게 됐다.
로펌을 통해 소송 직전까지 맞붙었던 양측은 최근 주주 간 내분이 회사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한 발씩 양보해 합의점을 찾고 있다. 하지만 분쟁은 잠시 수그러든 것일 뿐 불씨가 남아있는 상태다.
TK케미칼의 상장이 늦어지고 있는 건 여전히 아지아 측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지아 입장에서는 주권 가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어 정해진 3년간의 투자기간(put option)을 채운 후 지분을 팔려는 속내가 엿보인다. TK케미칼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약 850억원. 지난해 신기록을 갈아치울 성장세이지만 SM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2대 주주로 인해 막대한 이익금을 그룹으로 재투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는 사이 SM이 TK케미칼 주권 취득을 위해 빌린 700억원의 채무상환은 단계적으로 돌아오고 있다. 2009년 100억원, 2010년 200억원, 2011년 400억원을 갚아야 하는 SM은 TK케미칼 이외의 계열사를 동원해 이 자금을 갚아야 한다.
SM은 지난해 100억원은 유보금을 활용해 예정대로 상환했지만 올해 200억원은 힘겨운 상황이다. 고민하던 SM은 '눈물을 머금고' 담보 잡힌 남선알미늄 지분을 팔아 2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2년 전까지는 그룹의 최대 계열사가 남선알미늄이었지만 현 상황에서 1000억원에 가까운 EBITDA를 내는 TK케미칼을 위해 지분을 일부 포기해야 하는 셈이다.
SM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선택이지만 그룹 전체의 중장기 비전은 이번 결단으로 인해 개선될 전망이다.
우선 아지아와 헤게모니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TK케미칼 주권을 상당 부분 빚으로 샀던 SM이지만 약속했던 상환계획을 미루지 않고 부담을 줄여 오너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SM 보다 TK케미칼에 대한 실제 투자금이 많다고 주장하던 아지아는 이제 2011년 4월 이전 엑시트 전략을 구체화해야 한다.
올해 내에 TK케미칼 상장이 실행되면 SM은 껄끄러운 2대 주주를 떼어내고 회사가 창출하는 현금흐름을 활용해 그룹 지배구조를 재구성할 수 있다. TK케미칼 지분 8% 가량을 소유하고 있는 남선알미늄의 경우 이번 구주매출을 통해 투자자에게 거래 유동성을 내어주고 그룹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
SM은 남선알미늄이 최근에 시작한 전기차 사업을 TK케미칼 상장 이후 그룹의 전사적인 육성과제로 삼을 계획이다. 지배구조가 정리되고 오너십을 제대로 확보한다면 현재는 불가능한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조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룹 관계자는 "남선알미늄 구주매출은 SM이 중견그룹으로 성장하는데 중대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올해 내로 2대 주주와 합의해 TK케미칼을 상장하고 그룹의 전반적인 사업과 지배구조를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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