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초단기 CP 잇따라 발행 왜? 만기 1일물 500~600억 연일 돌려막기…공사채 수급 불안 '원인'
이 기사는 2010년 04월 14일 1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전력공사가 초단기 기업어음을 연일 발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공사채 시장 침체로 채권 발행량이 목표치를 밑돌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만기 하루짜리 CP를 매영업일 차환 발행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10일 내외의 초단기물로도 수백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공사채 추가 입찰 때까지 금리가 낮은 초단기 CP로 자금을 융통하고 있는 것이다.
CP 2조4000억원 역대 '최대'
14일 현재 한국전력공사의 기업어음 잔액은 2조4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CP 발행 기업 중 가장 많은 조달량이자 한전 자체적으로도 역대 최대 규모다.
만기 구성을 보면 조달 단기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기 1개월 이하 물량이 과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전력공사 CP 잔량 중 1조2200억원(50.83%) 어치는 만기 1개월물 이하로 구성돼 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만기 7일·11일 초단기물로 총 3600억원을 마련했다.
또 14일에는 하루짜리 어음으로 600억원을 조달했다. 12일과 13일 연이어 발행한 만기 1일물 CP 500억원 차환 발행의 연장선이다. 현 추세로 볼 때 1일물 어음 돌려막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전의 단기 조달 확대가 최근 공사채 시장의 수급 불안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공사채 시장은 3월 중순 이후 수요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은행채, 우량 회사채 등에 비해 금리 메리트가 적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
또 공기업 경우 5년~10년 장기물을 선호하고 있지만, 현재 유통시장은 3년 이하 물량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발행 공기업 입장에서도 투자 부진에 따른 스프레드(국공채 대비) 확대로 고금리 조달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재무 담당자는 "최근 공사채 발행 부진은 금리가 워낙 낮아 단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든 것"이라며 "초단기 CP 발행은 금융비용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차원"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사채 시장 수급이 안정될 때까지 금리가 싼 초단기 CP를 통해 자금을 융통하는 편이 낫다는 판단을 내린 셈이다.
"공사채 시장 안정 때까지 CP 발행 늘 것"
실제로 한국전력공사는 최근 10년물 채권 1500억원 발행을 목표로 입찰에 나섰지만, 1000억원(8일)을 조달하는 데 그쳤다. 이후 500억원 내외의 1일물 CP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지금까지 차환이 계속되고 있다.
크레딧 시장 관계자는 "몇 주간 우량채 수요가 은행채, AA급 이상 회사채 등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장기물보다는 단기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움직이고 있다"며 "공사채 전반적으로 유찰과 응찰률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전의 초단기 CP 발행 역시 이같은 시장 분위기를 반영한 전략적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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