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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무산 후유증' 앓는 삼정·한영 회계법인 실적 경쟁서 완패..삼일PwC와 격차 2배 이상 벌어져

박창현 기자공개 2010-07-01 07:30:10

이 기사는 2010년 07월 01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정KPMG와 언스트앤영 한영회계법인이 좀처럼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합병이 무산된 양사는 지난 1분기에 이어 상반기 순위에서도 하위권에 머무르며 체면을 구겼다. 반면 삼일PwC는 주요 거래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면서 하위권과의 격차를 벌렸다.

더벨이 집계한 2010년 상반기 M&A 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기업인수(Acquisition) 부문에서 삼일PwC는 완료기준으로 15건(3조409억원)의 거래 자문을 수행하며 수위를 차지했다. 이어 딜로이트안진이 12건(3조4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삼일과 안진은 △롯데쇼핑의 GS마트·백화점 인수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인수, △KT-MBK컨소시엄의 금호렌터카 인수 △코리아세븐(롯데쇼핑)의 바이더웨이 인수 등 상반기 주요 M&A 딜의 회계 자문을 도맡으면서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반면 한영과 삼정은 각각 7건(5174억원)과 5건(8569억원)의 실적을 쌓는데 그쳤다. 두 곳 모두 메가딜 회계 자문 업무를 거의 따내지 못하면서, 삼일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발표기준에서도 삼일과 안진은 각각 14건(5조8734억원)과 12건(6조2618억원)의 회계자문 실적을 쌓으며 하위권인 삼정(6건, 2295억원)과 한영(5건, 2309억원)을 멀찌감치 제쳤다.

삼일은 상반기 최대 딜이었던 △대우인터내셔널을 비롯해 △한미은행 △삼천리제약 등의 회계자문사로 활약했다. 아울러 △동화백화점과 △한국음료 △새한테크 등 프라이빗딜도 다수 자문했다.

안진은 상반기 거래규모 상위 5거래 중 △대우인터내셔널과 △GS마트·백화점 △대우일렉트로닉스의 회계자문을 맡았다.

삼정과 한영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극심한 딜 가뭄에 시달리며 신규 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욱이 전사적 차원에서 진행됐던 양 사간 합병이 무산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삼정은 한영과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파트너들 간 의견 대립이 이어지면서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합병 성사 여부에 따라 파트너들 간의 이해관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의견 조율이 쉽지 않았던 셈이다.

삼정의 기업금융(Corporate Finance)본부는 합병 성사 시 법정관리 딜에 특화돼 있는 한영 TAS본부과의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했지만 합병 무산으로 내부 혼란만 겪었다.

합병을 통해 성장 정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한영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한영이 삼정에 먼저 합병을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한영의 좁아진 입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욱이 삼정 측 거부로 합병이 무산되면서 한영의 대외 이미지도 실추됐다. 실제 합병 무산 여파로 한영의 독자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감이 커지면서 실무진들이 신규 딜 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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