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속앓이 "새누리銀 때문에" 총 2300억원 지원했으나 애물단지로 전락..향후 실적 개선 불투명
이 기사는 2010년 07월 02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이 손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2년 전 인수한 제일화재의 자회사로 덜컥 떠안은 이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왔지만 밑빠진 독이다.
한화 측에서는 새누리저축은행의 매각도 고려하고 있으나 최근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불거진 상황에서 원매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
한화는 지난달 25일 주주배정 방식으로 65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최대주주인 한화건설(지분율 38.14%) 274억원을 포함해, 한화엘앤씨(36.05%), 한화호텔앤리조트(16.16%) 105억원, 한화테크엠(9.65%) 등이 출자자로 참여했다.
한화 계열사의 자금 수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7월 제일화재가 180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 한화건설 등이 60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7월말 850억원 증자까지 포함하면 한화그룹은 총 4번에 걸쳐 2300억원 가량을 저축은행 한 곳에 지원한 셈이다.
문제는 추가적으로 얼마나 더 자금이 들어갈 지 알 수 없다는 데 있다. 지난 2007년 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08년(628억원 순손실)과 2009년(하반기 239억원 순손실)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다. 수신 금리가 낮아지면서 저축은행의 영업 환경 역시 점차 나빠지고 있다.
당장 자본잠식 상황(2009년말 현재 자기자본 -186억원)은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룹 차원에서는 PF대출을 포함해 정확한 부실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화가 처음부터 새누리저축은행을 원해서 인수한 것은 아니었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2009년 초 제일화재의 경영권을 인수했지만 적대적 M&A위기에 처한 누나 김영혜 씨를 배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평가다. 새누리저축은행은 당시 제일화재의 100% 자회사였다.
김승연 회장 측이 제일화재 최대주주인 김영혜씨의 보유분 24.62%를 인수한 가격은 1253억원. 정작 인수 후 새누리저축은행의 증자에 들어간 비용이 23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 이는 한화가 제일화재를 인수할 당시 자회사인 새누리저축은행에 대해 제대로 된 실사조차 진행하지 못하는 등 별 신경을 안썼기 때문이다.
한화로선 새누리저축은행을 당장 매각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저축은행의 PF부실 문제로 인해 매각 가격은 고사하고 원매자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삼신ㆍ프라임 등 여타 저축은행 매물이 쌓여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새누리저축은행이 아예 파산이 되도록 놔두는 것도 방법일 수 있겠지만 그룹의 평판을 고려하면 쉽사리 결정하기 어렵다. 한화그룹 역시 손해를 감수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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