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STX그룹 신용공여 축소 배경은 올들어 3270억원 감소·…"분할 상환·부채비율 개선"
이 기사는 2010년 07월 08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권이 STX그룹에 대한 신용공여 규모를 축소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STX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등 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은행권 신용공여액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근 구조조정 본격화로 재무건전성 개선에 비상이 걸린 은행이 일부 그룹에 대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아직까지 해운·조선업에 대한 '산업 위험'이 완전히 해소된 상태가 아니라 STX그룹에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여신을 회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STX그룹 측은 재무전략 차원에서 올해 차입금을 줄이고 부채비율을 개선하기로 방침을 세웠다는 입장이다. 만기가 돌아온 은행권 여신 일부를 자발적으로 상환했다는 설명이다.
◇수출입·우리은행이 많이 줄여
8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2010년 6월 17일 기준)까지 STX그룹 주요 9개 기업(STX중공업·STX조선해양·STX솔라·STX리조트·STX건설·STX메탈·STX에너지·STX팬오션·STX엔진)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3270억원(원화·외화) 줄었다.
STX팬오션과 STX메탈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은행권 신용공여액이 소폭 늘었지만 STX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이 각각 3860억원, 1360억원가량 줄면서 전체적으로 약 3270억원 축소됐다.
수출입은행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STX그룹 계열사의 신용공여액은 수출입은행에서만 올 들어 6050억원 정도 축소됐다. STX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이 2070억원, 4120억원씩 줄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384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액을 축소했다. 대부분 원화 대출금으로 STX조선해양에서만 3000억원이 넘게 줄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선사가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여신을 회수하지는 않는다"며 "원화 시설자금 대출의 경우 분할상환 약정이 돼 있어서 전체적인 신용공여액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과 산업은행의 STX그룹 주요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 17일까지 1660억원, 710억원 가량 줄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화 대출은 환율 효과가 있을 수 있는 데다 선박 인도에 따라 선수금 환급보증(RG)이 제외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아무래도 과거에 비해 각 은행의 신규 채무보증이 축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농협·외국은행에서 충당…부채비율 개선 위해 일부 상환
STX그룹은 일부 은행에서 축소된 신용공여액을 농협중앙회와 외국은행을 통해 충당했다.
같은 기간 농협중앙회의 STX그룹 계열사에 대한 신용공여액은 6000억원 가까이 늘었고 외국은행도 약 1140억원 증가했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STX그룹 계열사에 대해 만기가 돌아온 여신은 재대출(리볼빙) 해주고 있다"며 "고의로 신용공여액을 축소하지 않지만 2008~2009년에 걸쳐 신용공여가 늘어난 탓에 신규 여신은 실행하지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STX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해 인도된 선박으로 인해 줄어든 채무보증과 신규 수주로 발급받은 RG를 함께 고려하면 신용공여액이 크게 달라질 이유가 없다"며 "다만 그동안 각 계열사의 차입금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올해 일부 차입금을 상환해 부채비율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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