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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수익톱 '한신'..대형사 제친 비결은 4년연속 순익 500억 이상 올려..역발상·IB특화 '주효'

문병선 기자/ 고종민 기자공개 2010-10-08 09:15:04

이 기사는 2010년 10월 08일 09: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과 예대마진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축은행업계에서 한신저축은행이 보란듯이 업계 최대순익을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 한신은 수년간 베일에 가려진 중소규모의 저축은행이어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한신저축은행은 2009년 회계연도(2009년 7월~2010년 6월)에 대형저축은행 대부분이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틈바구니에서 700억원대 영업이익과 500억원대 당기순익을 올렸다.

저축은행이 500억원대 당기순익을 기록하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대형저축은행마저도 호경기가 왔을 때야 이 수치를 넘기곤 하는게 저축은행 업계의 현실이다. 자금운용 재량과 사업범위에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다수의 저축은행이 부동산 PF 대출 부실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 올린 실적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주목받는다.

지난해(2009년 회계연도)는 업계 대표격인 솔로몬저축은행과 부산저축은행이 각각 1093억원, 1999억원 당기손실을 기록했다.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을 받아온 한국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마저도 각각 3억원, 22억원 흑자를 거두는데 그친 해가 지난해다.

반면 한신저축은행은 지난해 768억원의 영업순익과 577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고 자산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1조1369억원)했다. 당기순익은 4년연속 500억원이 넘었다.

◇'역발상' 전략..쏠림에 떠난다

한신저축은행이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한 이유는 '역발상'에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사들이 부동산 PF를 하지 않을 때 다소 공격적으로 PF대출을 취급했고 '쏠림'이 있을 때 정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한신저축은행 관계자는 "경쟁적으로 PF 대출을 취급할 때 줄여나간 점이 주효한 듯 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4년간 4195억원을 대손상각비로 털어냈다. 대부분 부동산 PF대출 부실을 메우기 위한 충당금 설정에 사용됐다.

반면 한신은 같은 기간 422억원을 대손상각비로 털어냈을 뿐이다. 저축은행 업계 거의 전부가 PF대출 '쏠림'에 휘둘릴때 PF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반면 시장에 틈이 생길 땐 과감하게 PF대출에 나섰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말부터 2009년초에 아무도 PF대출에 나서지 않았고 시중은행조차 조심하던 때 한신은 PF 수요를 간파하고 대출을 늘렸다"며 "급랭하던 부동산 경기가 해빙하던 때여서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실제 2008년 회계연도(2008년 7월~2009년 6월)에 한신의 기타수입수수료(PF수수료 포함)는 41억원을 기록, 매년 평균의 10배가 넘었다. 당시 대출금 이자수익은 570억원으로 전년(351억원)대비 62% 급증한 바 있다. 그러다가 지난해는 또 다시 PF 대출을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

역발상 전략이 가능했던 이유는 실질 대주주인 강선일 회장의 안목 때문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분석이다. 강 회장은 국내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 업계에서는 '큰 손'으로, 다수의 구조조정 거래에서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 거부로 알려져 있다.

◇IB특화 주효..배당수익만 300억 육박

역발상과 함께 주효했던 전략은 'IB(투자은행) 업무 특화' 전략이다. 한신저축은행 관계자는 "IB에 특화됐다고 하기는 다소 어렵다"며 "저축은행의 자기자본 규모로는 IB를 전문적으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수익의 구성 내역을 보면 IB특화 전략이 배어 나온다. 총 영업수익(1581억원) 중 IB 업무와 관련있는 기타영업수익(668억원)이 42%를 차지하고 있다. 이 비중은 2007년 회계연도의 경우 72%에 육박하기도 했다.

대부분 지분 출자를 한 후 팔았거나 주식을 사서 매매하는 사업에서 이익이 났다. 특히 기타영업수익에서 배당수익이 많은 점은 타저축은행과 차별화된 점이다. 2007년 회계연도의 경우 배당수익만 700억원대였다. 지난해는 300억원에 육박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2001년 이후부터 관리해 온 부실채권 유동화 사업에 연관된 이익"이라며 "부실채권들이 정상화되면서 배당수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실채권 유동화 사업은 어느정도 마무리가 돼 가고 있어 추가로 수익이 발생하기는 어렵다"며 "앞으로는 순수하게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올려야 해 고민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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