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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티시스 주식담보 금융설계 실례는 하이트 진로 금융제안 분석..주가하락 시 대출자가 전액 책임

박준식 기자공개 2010-11-19 14:47:25

이 기사는 2010년 11월 19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Natixis)가 현대상선 지분을 담보로 현대그룹에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들의 구조화 금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나티시스가 현대그룹의 설명대로 정당한 담보물을 받았고 이를 근거로 대출을 해줬다면 그에 관한 수익 설계를 만만하게 하지 않았을 거란 예상이다. 현대그룹은 나티시스의 금융지원을 현대상선 프랑스 법인의 예치금이라고 증빙했지만 담보물 특정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고 일부에서 현대상선 지분이 그 대가라는 주장이 나온 상태다.

실제로 나티시스의 인수합병(M&A) 금융 지원은 일반적인 주식담보 대출 형식을 보이지만 금융설계는 좀 더 정교하게 이뤄지고 있다. 나티시스는 올해 초 하이트홀딩스그룹에 진로 M&A 리파이낸싱과 관련한 인수 금융을 제안했고 이 사례를 살펴보면 이들의 영업행태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더벨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지난 4월 나티시스는 하이트에 1억 달러(1100억 원) 규모의 리파이낸싱 자금 대출을 제안했다. 2년짜리 주식담보 대출 형식의 이 금융은 2010년 5월에 여신이 시작되고 2012년 5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구조다.

담보물은 진로 주식이고 1억 달러를 빌려주기 위해 일정 기간의 가중평균 주가를 상정하고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담보물로 갖게 된다.

주목할 만 한건 나티시스의 대출 형식이다. 이들은 1억 달러를 7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로 나눠 대출 초기 7500만 달러를 내어주고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다시 2500만 달러(cushion)를 지원하는 조건을 달았다. 시장가격이 계속 변하는 주식을 담보로 갖는 만큼 주가추이를 파악할 기간을 갖고 총 대출액의 25%를 쿠션으로 가져가는 식이다.

나티시스의 안전장치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초기에 7500만 달러를 빌려주지만 쿠션 기간이 지난 후 담보 주식의 주가가 상승하면 그 상승분의 75% 만큼을 계약을 통해 더 대출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담보물 가치가 올라가면 자신들이 더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추가 대출을 강제하는 구조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차입자는 큰 손해를 본다. 쿠션 기간이 지난 후 담보 주식 주가가 하락하면 그 하락금액 만큼 차입자가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차입자는 담보로 맡긴 주식이 올라가야만 손해를 보지 않는 금융 설계다. 철저히 은행에 유리하게 만들어진 구조화 상품인 셈이다.

이 때문인지 당초 제안을 받았던 하이트는 당시 유동성 문제가 불거지던 당시에도 나티시스 제안을 단번에 물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벌쳐펀드(vulture) 보다 탐욕스러운 조건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현대그룹이 지원받은 나티시스 자금의 성격을 위와 같은 성격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대건설 인수전 승리를 위해 절박한 상황이었던 현대그룹으로서는 자신들에 다소 불리한 조건이라도 응했을 거란 추측은 가능하다.

만약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지분을 담보로 나티시스에서 자금을 빌린다면 비슷한 조건의 설계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특히 나티시스 자금이 현대상선 주가를 기준으로 설계됐다면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이후 주가가 폭락한 상황이라 차입자의 부담은 상당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 경우 기존 대우건설 인수 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재무적 투자자(FI)들과 맺었던 풋옵션(Put option) 위주의 설계보다 더 가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프랑스 은행이 자신들의 영업지가 아닌 제3국에 투자하면서 주식담보대출을 실시한다면 그들의 이익에 확실하게 부합하지 않는 한 자금 대출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티시스는 투자은행 사이에서도 단기 자금이 절박한 기업들을 상대로 고리의 대출 장사를 하는 은행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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